韓, 30년 내 세계 최고 수준 ‘고령화’ 직면 우려

한국이 앞으로 30년 내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고령화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가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나섰다.

3일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주최한 '제1차 한일중 인구 포럼'에서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며, 이는 사회 전반에 걸쳐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재의 접근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21년의 0.78명보다 감소한 수치로, 저출생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현재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노동,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개선하고 있지만 이 연구원은 다양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 연구원은 "청년들의 인식과 경험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새로운 데이터를 구축해 문제를 더 깊이 있게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모리이즈미 리에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일본의 유사한 상황을 전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20명으로, 194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일본 역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감소하며, 젊은 세대의 출산 의욕이 급격히 약해지는 추세다.

모리이즈미 연구원은 "일본에서는 비혼, 무자녀, 이혼, 워킹맘 등 과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졌던 생활 방식이 점차 수용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젠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유사한 인구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도우 양 중국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연구소장은 "중국은 2021년에 인구 정점을 찍은 이후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여성들이 아이와 커리어를 병행할 수 있도록 부모가 함께 양육하는 사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상희 보건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인구 위기 해결을 위해 20~30대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