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美연구원들, 러 신형 미사일 부레베스트닉 배치 장소 식별"
푸틴 "무적" 극찬…'사거리 무제한·美방공망 회피 가능'하다고 알려져
전문가들 "핵경쟁 재설정 어려울 것"…13번 시험발사 중 2번만 일부 성공
방사능 유출 지적도…전 美국무부 고위관리 "비행하는 체르노빌"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위성사진에서 러시아 블로그다의 핵추진 순항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보인다. <사진 로이터>
미국 연구진이 러시아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9M370 부레베스트닉'의 배치 장소로 추정되는 곳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미 연구원이 러시아 신형 핵 추진 순항미사일 '9M370 부레베스트닉'의 배치 장소로 추정되는 지역을 러시아에서 식별했다고 보도했다.ㅏ
위성회사 플래닛랩이 지난 7월 26일 촬영한 사진을 활용한 두 연구원은 '볼로그다-20' 혹은 '체브사'라고 알려진 5개의 핵탄두 저장 시설 옆에 위치한 건설 현장을 이 신형 미사일의 잠재적 배치 장소로 확인했다. 이 시설은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475km 떨어져 있다.
데커 이벨레스 미국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AN) 연구원은 위성 이미지에서 9개의 수평 발사대가 건설 중이라고 식별했다. 그는 이 발사대들이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거나 하나의 미사일이 다른 미사일을 우발적으로 폭발시키지 않도록 높은 방벽 안에 3개의 그룹으로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벨레스 연구원은 이 방벽이 미사일과 그 부품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건물과 기존의 5개 핵탄두 저장 시설과 연결돼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이 장소는 대형 고정 미사일 시스템을 위한 것이며 현재 러시아가 개발 중인 유일한 대형 고정 미사일 시스템은 스카이폴"이라고 말했다. 'SSC-X-9 스카이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지정한 '9M370 부레베스트닉'의 명칭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지대공 미사일 핵탄두를 발사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비축해 왔으나 이번 배치 장소는 러시아군으로 하여금 핵 추진 미사일을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M370 부레베스트닉에 관해"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보장할 신형 무기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랑한 바 있다. <사진 로이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9M370 부레베스트닉에 관해 "무적"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부레베스트닉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으며 2018년 3월 국정연설에서 처음 이 무기를 언급, "세계의 전략적 균형을 보장할 신형 무기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라고 자랑한 바 있다.
실제 부레베스트닉은 추진 동력이 소형 원자로 인만큼 사거리가 무제한이며 낮은 고도에서 비행해 미국의 방어 시스템을 회피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 공군 국가 항공우주정보센터의 2020년 보고서는 "러시아가 부레베스트닉을 성공적으로 가동할 시 대륙 간 사정거리를 갖춘 독특한 무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부 서방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의 전략적 가치를 의심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8명의 전문가는 과거 실패 사례와 설계 제한으로 인해 해당 무기가 서방과 다른 국가의 핵 경쟁 관계를 재설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핵 위협 이니셔티브(NTI)에 따르면 부레베스트닉은 2016년 이후 최소 13회의 알려진 시험발사 중 단 2회만 부분적으로 성공했다.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는 시제품이 백해 바닥에 추락한 후 원자로 회수 작업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1년간 방치되기도 했다.
아울러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관 로사톰은 지난 8월 시험발사 중 5명의 직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사망한 직원들의 미망인들에게 국가 최고 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부레베스트닉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해 러시아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능력을 증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셰릴 로퍼 등 미국 핵무기 과학자들은 해당 미사일의 핵 추진 엔진이 비행경로를 따라 방사능을 배출할 위험이 있으며 사고가 발생할 시 주변 지역에 대한 큰 오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 미 국무부 고위 관리였던 토마스 컨트리맨은 "스카이폴은 다른 국가보다 러시아에 더 위협이 되는 독특하게 어리석은 무기 시스템"이라며 "이는 비행하는 체르노빌과 같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