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경기 큰 폭 둔화되지 않는다면 韓수출에 영향 제한적”

“對미 자동차‧기계류 수출, 對미 수출 하방압력 완충할 것”

“韓 친환경차‧준중형SUV, 높은 경쟁력 통해 美시장점유율 확대”

“미국내 플랜트 수주 확대, AI부문 투자 지속·전력수요 증가도 관련 품목 수출 뒷받침”

“美대선 결과 따라 고율 관세부과 여부 불확실성 커…리스크 대비 필요”

한국은행은 23일 '경제전망보고서: 미국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對미 수출에 대한 영향 점검'에서 우리 對미 수출호조는 미국의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에서의 높은 경쟁력, 美산업정책 등 구조적 요인이 상당수준 작용한 만큼 美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되지 않는다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이후 우리의 국가별 수출 및 FDI 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고 금년 들어서도 對미 수출은 호조를 나타내면서 우리 총수출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 수출의 對미 익스포저가 커진 상황에서 8월 들어 美제조업·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타나는 등 美경기 둔화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자 우리 수출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박동훈·김혜림 과장, 임웅지 차장, 조윤해 조사역은 "미국 성장세가 예상보다 좀 더 둔화되더라도 對미 자동차‧기계류 수출은 우리 對미 수출에 나타나는 하방압력을 완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변시장점유율(CMS) 분석을 통해 2020년 이후 對미 수출 증가 동인을 분해해보면 미국의 내수흐름 등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미국내 우리 제품에 대한 선호증대(시장점유율 증가), 美산업정책 영향(美산업구조 변화) 등 비경기적 요인이 상당부분 기여했다.

국제무역팀은 "이는 과거 對미 수출비중이 안정적으로 증가하던 시기(2010~2016년)에 우리 對미 수출 증가분의 절반 정도가 미국 경기요인에 기인했던 점과 차별된다"며 "특히 품목별로 보면 2020~24년중 자동차(對미 수출비중 35.5%)와 기계류(13.4%)의 對미 수출 증가분에 대한 비경기적 요인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와 기계류의 對미 수출 여건을 살펴보면 2020년 이후 우리 對미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연평균 16.5% 증가하면서 과거(2010~19년 연평균 11.3%)보다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자동차가 전체 對미 수출 증가(14.5%)에서 50% 이상을 기여했다. 특히 2023년에는 우리나라 총수출이 글로벌 IT경기 부진 영향으로 전년보다 7.5% 감소했으나 對미 자동차 수출(부품포함)은 31.0% 증가하면서 우리 총수출 부진을 완충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한은은 우리 국산차업체가 친환경차‧준중형SUV 등에서의 높은 경쟁력 등을 통해 美시장점유율을 확대한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2022년부터 시행된 IRA‧반도체법(Chips Act)의 영향으로 미국내 화석에너지 전환, 노후 전력인프라 교체, 반도체 생산설비 구축 등이 본격화되면서 우리 對미 기계류 수출도 전력기기(변압기 등), 반도체제조장비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2022~23년) 18.0% 증가했다.

앞으로도 미국의 산업정책 관련 지출규모는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며 이에 따라 우리 기계류 對미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의 미국내 플랜트 수주도 크게 확대됐으며 데이터센터 건설 등 빅테크 기업들의 AI부문 투자 지속과 전력수요 증가도 우리의 관련 품목 수출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은 "최근 우리 對미 수출호조는 미국의 경기적 요인뿐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에서의 높은 경쟁력, 美산업정책 등 구조적 요인이 상당수준 작용한 만큼 美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되지 않는다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자동차와 기계류 수출에는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미국내 신성장‧친환경 부문에서도 중국 과잉생산,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가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美대선 결과에 따라 고율의 관세부과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다. 이러한 리스크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