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상기후, 물가 영향력 확대…농림어업·건설업에 부정적”

한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발표

“전국 및 지역별 기후위험지수(CRI), 상승 추세…지역별 편차 확대”

“강원·제주, 전국 CRI 수준 큰 폭으로 상회”

“이상기후, 최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지속성 커져”

2023년 중반 이후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19일 'BOK 이슈노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기온, 강수량 등의 이상기후 현상을 나타내는 우리나라 기후위험지수(Climate Risk Index, CRI)를 제시함으로써 이상기후 현상이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다.

우리나라 CRI의 특징을 분석한 결과 전국 및 지역별 CRI가 시간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한은은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과거대비 지역별 편차도 최근들어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강원과 제주가 전국 CRI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고 지적했다.

CRI 구성요인을 분해해보면 강원은 이상고온, 제주는 해수면높이가 전국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은 동해안·남해안 해수면이 크게 상승하게 된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감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가운데 동해를 중심으로 수온상승에 따른 열팽창효과가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현상의 경우 최근들어 경제에 미친 영향력 및 지속성이 커지는 시간상의 비대칭성이 관찰됐다. 이상기후 변화가 과거에는 산업생산(전국)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상기후 변화는 과거와 최근기간 모두 인플레이션(전국) 상승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의 경우 영향력 크기가 작은 반면 지속성이 상대적으로 긴 특성이 나타났다.

CRI를 활용해 전품목, 식료품, 과실, 채소에 관련된 소비자물가지수의 필립스 곡선을 추정해보면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2010년 이후 대부분 품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베이지안 VAR을 통해 이상기후가 산업별 성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 농림어업,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고 2020년 이후 이상기후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이상기후 현상이 타지역에 비해 심했던 제주와 강원의 경우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및 지속성이 과거대비 커지는 비대칭성이 관찰됐다.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기온, 강수량 등의 이상기후 현상을 나타내는 우리나라 기후위험지수 CRI를 제시함으로써 이상기후 현상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분석이 가능하다"며 "우리나라 CRI 특징을 분석한 결과 전국 및 지역별 CRI가 시간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기후 현상은 최근 들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 및 지속성이 커지며 시간상의 비대칭성이 관찰됐다"며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가운데 특히 식료품 및 과실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정 과장은 "2023년 중반 이후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상기후가 산업별 성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면 농림어업,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