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한동훈 입장 밝혀야”

정춘생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입장 밝혀야”

강유정 “마약과의 전쟁 선포한 한동훈, 묵묵부답”

정치권에서 화두에 오른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범야권 의원들이 정부·여당을 향해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특히, 해당 사건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기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벌어졌다는 점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공세도 이어갔다.

정춘생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 입장 밝혀야"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고 마약과의 전쟁 선봉장이었다"며 "법무부 장관 시기 관련 사건에 어떤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당시 문재인 정부가 강행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행 이후 수사권이 조정된 것이 마약 문제의 주된 원인 중 하나라는 주장도 했다.

정춘생 의원은 계속해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관련 수사팀장은 보복성 좌천 인사를 당했다"며 "국민들 관심 이슈인 이 사건에 왜 아무 말도 않나. 비겁하게 숨지 말고 집권여당 대표답게 입장을 밝히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8월 20일 행안위에서 청문회가 열린다.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법과 원칙, 양심에 따라 일하는 공직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국회가 제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수사 외압에 흔들리지 않았던 백해룡 경정을 포함한 전담수사팀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유정 "한동훈, 오히려 묵묵부답.. 진실 덮어"

조국혁신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도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물 조병노 경무관이 던진 전화·문자들이 수사 외압 증거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백해룡 경정에게 지난해 11월 보낸 것이다"라고 짚었다.

강 원내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핵심인물로 지목된 조 경무관은 지난해 11월 백 경정에게 "제발 한 번만 봐달라" "살려달라" "승진의 마지막 기회다" 등의 전화와 문자를 남겼다.
  강 원내대변인은 아울러 "두 계급이나 위인 경무관이 아래 직급인 경정에게 수없이 전화하고 문자를 보내 봐달라고 하면 그게 바로 수사 외압 아닌가"라며 "사건 초기부터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 자신과 무관한 세관 마약 수사 언론 브리핑에 관여해 빼달라고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당시 법무부 장관 한동훈 대표도 오히려 묵묵부답"이라며 "용산도 여당 대표도 입을 꾹 닫고 진실을 덮기만 한다. 민주당이 오는 20일 행안위 청문회를 시작으로 의혹 실체를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해 9~10월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이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수사팀 소속이었던 백해룡 경정(전 영등포경찰서 2과장)은 지난달 29일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에서 마약 조직원들과 인천세관 직원들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경찰 상부로부터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