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주식수익 상위 1%가 우리사회 부자 1%와 일치하나"
"부동산 세제와 관계 속에서 금투세 재고돼야"
정진욱 "여당이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 부추겨"
박찬대 "적당한 시점에 입장 정리해 발표할 것 "
◆…11일 오후 대전 서구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나 유예 논란과 관련해 당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금투세 유예 및 완화론을 언급한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갑론을박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1일 대전에서 열린 전당대회 순회경선에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며 "적당한 시점에 우리의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의원 170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지난 8일 금투세와 관련한 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소영 의원은 "오래전부터 제안된 자본시장 개혁 방안이 우선 처리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을 개선하지 않는 한 금투세 도입은 미루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도 '금투세는 정말 '부자'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인가'라는 제하의 장문의 글을 올리고 "부동산 세제와의 관계 속에서 금투세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금투세를 낸다는 주식수익 상위 1%가 우리사회 부자 1%와 일치하나"라며 "(금투세로)신규로 세금을 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은 '서민'이라 할 순 없겠지만 '부자'라 단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투세와 비교할 대상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부동산 세금'"이라며 "많은 분들이 근로소득으로 부동산 또는 주식에 투자한다. 과거와 달리 근로소득만으로 '의식주+교육'을 해결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근로소득세가 아까워서 안정적 임금소득을 포기하고 투자소득에 기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금투세는 부동산 세금과 비교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세제는 강화하고 반대로 주식투자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부동산은 각종 면세정책으로 세금 한푼 안 내고 수억원씩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300만대 1'의 로또 청약 경쟁률을 허용하면서, 주식투자는 연 수천만원만 수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 이게 '부동산 몰빵'을 부추기는 게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정진욱 의원은 9일 "금투세 도입은 몇 년 전부터 예정돼 금투세 리스크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 그로 인한 증시 폭락은 말이 안 된다"며 "여당이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을 부추기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국민의힘의 부자 감세 프레임에 끌려가는 것"이라며 "포퓰리즘적 감세 주장을 규탄하지 않고 동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예정대로 도입하자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다른 일각에선 여야가 합의해서 법안 도입에 찬성한 만큼 금투세 폐지나 유예를 하는 건 정책 일관성이 없어 오히려 주식시장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윤미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은 지난 9일 국회방송 '국회라이브6'에서 "민주당에서도 입장 여러 개가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금투세를 폐지하거나 완전히 유예하는 건 반대 입장"이라며 "최근 주식이 사실상 대폭락해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했는데 이게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여기에 느닷없이 금투세를 갖고 오는 건 언어도단이고, 논리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본적인 원칙은 소득이 있으면 과세하는 게 맞다. 소득도 모든 소득이 아니라 1년에 5천만 원 이상을 벌면 과세하겠다는 거다. 무리하지 않는다"며 "지금 우리 주식시장에 개미 투자자들만 있는 거 아니다. 세계적인 기관투자자들, 해외 투자자들도 있는데, '대한민국은 정책 일관성이 없구나', '정권이 바뀌면 이렇게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뀔 수도 있구나'라는 것도 시장에는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주식 투자라는 건 기업의 체질, 전망, 가능성을 보고 하는 것이라서, 내가 세금을 낸다는 그것만으로 투자를 아예 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진단하는 건 좀 (너무) 나간 부분이 있지 않나. 이 이슈를 이재명 전 대표가 꺼낸 건 중도 확장과도 맞물려 있는데, 금융 정책, 세제 정책을 이념으로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토대 위 필요성과 관련해서 이미 사회적 논의는 끝났다"며 "근데 이걸 유예하거나 뒷걸음질 치게 한다면, 세계적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오히려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들의 이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금투세 개선방안' 토론회를 연기한 것에는 "주식시장이 '퍼펙트 스톰' 상황인 만큼, 미래에 발생할 금융 투자 소득에 대한 과세 원칙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순연한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