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연계
"대통령, 자신과 관련된 법안 거부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자 탄핵 사유"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은 담기지 않아
국힘,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등 진상규명 TF팀 발족에…"국민 우롱"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왼쪽)와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가 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순직해병특검법안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8일 국회 의안과에 채상병 특검법으로 불리는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이번에 발의한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연계해 수사대상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이름도 포함시켰다.
특검법 수사대상 항목 문구에는 '채 해병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이종호 등이 김건희 등에게 임성근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사건'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특검 추천권은 민주당 1명·비교섭단체 1명씩 갖는 것으로 했다. 특검이 20일의 수사 준비기간에도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증거 수집 등 관련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내용도 추가됐다.
또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 등의 수사에 대한 방해행위' 역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이종호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법안 발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훨씬 커진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아울러 대통령이 자신과 관련된 법안을 거부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자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향후 법안 심사 일정과 관련해 김승원 의원은 "14일로 예정된 김영철 검사 탄핵 관련 법사위 청문회를 마친 뒤 이번 법안의 법사위 상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특검법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언급한 대법원장 혹은 대한변호사협회의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안을 내놓길 바란다. 그래야 토론이든 협상이든 되지 않겠냐"며 특검법 발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전날(7일)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최재영 목사의 옥새 관련 제보를 '사기 탄핵공작'으로 규정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데 대해서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진상규명 의지를 명확히 밝히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대표 스스로 약속한 제3자 특검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고, 벌써부터 해당 TF를 놓고 정쟁용 시간 끌기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며 "한 대표가 순직해병 수사외압 진실 규명에 나설 것처럼 보인 모습도 결국 국민 기만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 발의에 "이정도 되면 집착을 넘어선 것"이라고 혹평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강하고 센 특검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라며 "민주당이 경제 위기와 민생 해결에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이제라도 특검법에 대한 집착과 고집을 그만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 종료 직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 불발로 폐기됐다.
야당은 22대 국회 개원 직후인 지난달 4일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다시 통과시켰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 불발로 지난달 25일 결국 또다시 폐기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