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밀정? '뉴라이트'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취임…광복회·野 반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취임…임기 2027년 8월 7일까지

민주 "식민 지배 정당화하는 사람들로 채워 '독립모욕관'으로 바꿀 작정인가"

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 민주 권칠승·송옥주·한병도 사퇴 의사…"독립 정신 말살"

광복회 "용산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 그림자…뉴라이트는 현대판 밀정"

보훈부 "임명에 절차상 문제 없다…뉴라이트 계열 인사 아냐"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이 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8일 취임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단체인 광복회와 야권 등은 '친일인사'라고 일제히 비판에 나서며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독립기념관 등에 따르면 김형석 재단법인 대한민국 역사와 미래 이사장은 이날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취임했다. 김 신임 관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8월 7일까지다.

그는 최근 독립기념관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관장 후보로 추천을 받고 국가보훈부 장관의 제청을 받은 대통령이 임명하면서 독립기념관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친일 과거사 청산 부정과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하는 등 '뉴라이트 역사관'이 불거지면서 독립기념관 설립 취지와는 맞지 않는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복회 관계자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일동'은 이날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첫 출근에 나선 김 관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독립운동의 성지이자 독립정신의 산실인 독립기념관장에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한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신임 관장이 퇴진할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올 2월에도 식민지 근대화론을 신봉하는 사람을 이사에 앉혔다"며 낙성대경제연구소 박이택 소장이 독립기념관 이사에 임명된 것을 언급했다.

최 대변인은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는 사람들로 채워 독립기념관을 '독립모욕관'으로 바꿀 작정이냐"며 "윤 대통령은 학계 퇴출이 마땅한 수준미달 인사들로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해 내선일체라도 이루려고 하냐"고 반발했다.

민주당 독립기념관 비상임이사 권칠승, 송옥주, 한병도 의원은 전날(7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의 파괴도 모자라 대한민국의 근간인 헌법정신도 훼손하며 '독립 정신'마저 완전히 말살하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일괄 사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도 그렇고 인사가 이런 식으로 가는 건 용산 어느 곳에 일제 때 밀정과 같은 존재의 그림자가 있는 게 아닌가. 뉴라이트는 현대판 밀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광복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교육부 산하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제20대 원장으로 김낙년 동국대학교 명예교수가 임명된 데 대해 "일제의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고, 친일 논리를 연구하는 뉴라이트 인사들이 장악했다"며 반발한 바 있다.

한편 보훈부는 김 신임 관장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임명에 절차상 문제가 없었고 후보자의 독립운동에 대한 역사관 등을 평가했다"며 "신임 관장은 독립운동이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고 뉴라이트 계열 인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