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금투세 시행하면 주식시장 폭락, 무슨 근거?...큰손 안 빠져나가"

진성준 "큰손 투자자들, 금투세 도입과 무관하게 양도소득세 내"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익 예상되면 세금 있어도 투자"
"OECD회원 38개국 중 28개국 주식양도소득세, 금투세 도입"
"금투세 내년 시행돼야, 확고…당론은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대통령실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강행할 경우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며 조속한 국회 논의를 촉구한 데 대해 "금투세를 도입하면 주식시장이 폭락할 거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나중에 주식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영영 주저앉을 때를 대비해 핑계거리를 찾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거의 모든 투자자들이 세금이 있냐 없냐를 가지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그 주식 시장에서 또 그 주식에서 수익이 발생하느냐 아니냐를 가지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에서 수익이 예상된다라고 하면 세금이 있어도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투세가 시행되면 외국인 투자자 큰손들이 빠져나가 결국 증시에 악영향'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에 부합하지 않다. 먼저 외국인 투자자는 주식시장이 있는 나라에서 세금을 내는 게 아니고 자기 본국 거주지 국가에서 세금을 내도록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두 번째 큰손 투자자의 경우, 이미 주식을 크게 보유하고 있으면 그에 따른 양도소득세를내고 있다. 한 종목당 50억원 이상으로 돼 있다"며 "큰손 투자자들은 금투세 도입과 무관하게 양도소득세를 내고 있는데 이분들이 세금 내니까 어디 다른 데로 빠져나가겠다?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수 확보와 공정과세 측면에서 오히려 금투세 폐지 대신 필요시 거래세를 올리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개미투자자들 가운데 한 해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분도 없지만, 현재의 증권거래세는 손해를 봤어도 거래세를 내야 한다"며 "그게 정말 개미투자자 입장을 대변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금투세 도입하자고 하면서 설계되어 있는 공제 한도는 연간 5천만 원까지 주식 양도소득이 발생하면 거기까지는 면세하겠다는 거다. 근데 공제 한도가 사실은 너무 높다. 거래세를 폐지하고 완화해 나가고 있는 추세인데, 줄어드는 세수만큼 금투세로 도입돼야 과세 중립이 실현되고 세수의 부족이 발생하지 않을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새로운 세목을 도입하면서 조세저항이 있을 수 있으니 이걸 2천만원 했다가 다시 5천만 원까지 상향해 놨다"며 "정말 세수를 걱정하는 거라면 면세 한도가 너무 높아서 세수 결손이 커지니까 이 면세 한도를 낮춰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주식 시장이 있는 어떤 나라가 금투세를 시행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 38개국 중 28개국이 전부 주식양도소득세, 금투세를 도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도입하지 않은 나라가 10개인데, 그중 5개 국가는 단기보유, 즉 1년 정도 보유하고 팔 때양도세를 물린다. 전혀 도입하지 않은 5개 국가는 홍콩 같은 도시국가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이 소득세 자체가 없는 나라들"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 같은 방송에서 "우리 주식시장은 형식적으로는 신흥국으로 분류되지만, 실제로는 후진국 시장에 가깝다"며 기업 가치 대비 주가 낙후, 기업 지배구조 문제, 불공정 공매도 문제 등을 개선해 증시 체력을 높인 후 금투세를 도입해야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내 의견이 갈리는데 예정대로 시행돼야 된다는 입장인가' 묻자 "그 생각은 확고하다. 부분적인 손질을 하더라도 예정대로 시행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서 최종적으로 지도부가 구성되고 나면 그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의 총의를 확인하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며 당론은 새 지도부 구성 이후에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금투세 공제액 한도를 높이는 완화안을 들고나온 데 대해서도 "그렇게 막 올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수의 문제와 조세 형평성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우리나라 주식 투자 수익률이 한 6% 되는데, 미국처럼 10%라고 가정해도 1년에 5천만원 수익을 내려면 5억원을 현금으로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어야 된다"며 "주식시장에 5억원 현금을 동원해서 투자하는 분이 우리 국민들의 몇 분이나 될까 싶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만약 이재명 2기 지도부 체제가 되어 공제한도 상향안이 당론으로 채택되면 총의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5천만원을 1억원으로 공제한도를 상향하자라고 주장했던 것은 무슨 정밀한 검토나 판단 때문에 하신 말씀이 아니지 않는가"라며 "금투세 도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고 또 당신도 주식 투자를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공제 한도 5천만원을 한 두 배쯤 상향하면 반대 여론이 조금 누그러들지 않겠는가 판단 때문인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대표가 합리적인 분이기 때문에 당신의 발언이라고 해서 고집하는 게 아니고, 당내 여러 의견들 합리적인 얘기들을 들어서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거고, 그렇게 총의가 모이면 대표도 그 총의에 따르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