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검찰, '이재명 피습' 직후에도 통신사찰…국면 전환 의도 의심"

김승원 "尹 정권 시작부터 통신조회…난 작년 5월까지 12건 털려"
"대상과 범위에서 지난 공수처 때와 달라…저인망식 쌍끌이"
"통신조회 남용 막기 위해 법원 영장주의 도입해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야권 인사들과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한 검찰의 통신조회 논란과 관련해 통신조회가 이재명 전 대표의 부산 피습 사건 이후에 일어났고, 통신조회 사실을 7개월 후에 통지해 정치적인 의도가 의심된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해 1월 통신사찰은 이재명 전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을 당한 바로 직후에 일어난 일"이라며 "이건 피습사실을 뭉개려고 하는, 국면전환을 하려는 정치적인 의도도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저에 대해선 2022년 6월부터 털었다. 윤석열 정권 들어서자마자 민주당 국회의원이나 인사들에 대한 광범위한 통신사찰이 계속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작년 5월 30일까지 총 12건을 들여다봤더라. 너무 무차별적이고 무자비하다라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이재명 전 대표와 비공개 면담에서 검찰 통신조회 관련 어떤 얘기를 했나' 묻자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통신사찰에 대해서 논의했고, 굉장히 광범위하게 사찰의 수준으로 이루어진 것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같이 나누었다. 통신사찰을 했다는 발표도 7개월 후에 해서 정치적인 의도도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야당 정치인과 언론인 다수의 통신 자료를 조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의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일 검찰은 다수의 정치인과 기자 등에게 이들의 '통신 이용자 정보'를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사실을 통지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통신 가입자 조회 사실은 30일 이내에 통지돼야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각 3개월의 범위에서 유예할 수 있다. 검찰의 조회 시점은 지난 1월로 7개월이나 지난 뒤에야 통지가 이뤄졌다.

김 의원은 "성명과 주민번호, 전화를 건 기지국, 전화한 횟수 이 정도의 정보가 제공되는데, 이걸 정리하면 통화자와 친밀도 등도 추측할 수 있고, 통화일시도 나오게 되니까 지금 검찰이 캐고 있는 김만배, 신학림 씨라든가 봉지욱 기자가 모의를 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정보가 거기서 다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에서 허용을 하되, 다만 필요한 최소한도로 비례의 원칙을 지키라는 것인데, 지금 이것은 두 단계, 세 단계 넘어서 완전 저인망식으로 했다. 수사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와 통화한 사람이 또 누구랑 통화했는지까지 간 게 아니냐. 두 단계, 세 단계, 이게 네 단계까지 간 게 아니냐 그런 의심을 갖고 있고, 이것은 반드시 법사위에서 질의를 하고, 규명을 해야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공수처의 여당 인사 통신 조회 논란과 다른 게 있느냐' 질문엔 "공수처가 1년에 통신조회 한 게 2천건인데, 검찰은 2022년도에는 130만건이고, 2023년도에는 148만건이다. 17만 건이나 늘어 그만큼 광범위하고 포괄적으로 한다는 게 검찰 통신사찰의 문제점"이라며 대상과 범위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수사1부야말로 정말로 저인망식 쌍끌이식 무자비한 통신사찰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통신조회 사실만이 아니라 조회 내용도 같이 통지할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을 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으므로 이것에 대해서도 법원의 영장주의를 도입해야 된다"며 "개인정보도 수사 끝나고 나서 삭제하지 않고 예컨대 대검의 디넷이라든가 그런 곳에 보관할지도 모른다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통신조회로 연결되는 것을 끊어야 된다, 법원에 의해서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