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수사 외압 의혹.. 대통령실·경찰 무엇 숨기나”

민주 한민수 “더딘 진실규명..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려”

더불어민주당이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경찰은 도대체 무엇을 숨기나. 진실 규명은 더디고 의혹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지난 4일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마약수사 외압 행사 의혹에 왜 용산이 등장하는지 국민들은 묻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관마약 수사 외압 관련 의혹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본격적으로 공론화됐다. 이날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백해룡 경정(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은 지난해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사건과 관련, 마약 조직원들과 인천세관 직원들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중 경찰 상부로부터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백 경정의 이러한 수사 외압 주장과 관련해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조병노 경무관에 대한 경찰 감찰 결과, 단순 문의로 결론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며 "조 경무관이 뜬금없이 수사팀에 전화해 세관 얘기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것이 단순 문의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외압을 당한 당사자인 백해룡 경정이 조 경무관으로부터 받은 구체적 수사 방해 정황에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러한 감찰 결과는 직원 간 청탁이나 문의를 강력 금지한 기존 공직기강 정책 기조와도 정면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변인은 조 경무관에게 불거진 징계 무마 의혹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조병노 경무관의 징계 무마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취지의 질의를 한 바 있다.
 
한 대변인은 계속해서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정조준했다.

그는 "조 경무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인 이종호 전 대표에게 승진 청탁을 한 의혹을 받는 인물"이라며 "임성근 전 해병대 사단장의 구명로비 의혹에 이어, 마약수사 외압 과정에 이종호씨가 또다시 등장한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를 둘러싼 의혹이 나올 때마다 결정적 순간에 김건희 여사가 등장한다"며 "마약수사 외압 행사 의혹에 왜 용산이 등장하는지 국민들이 묻고 계신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두고 범야권에서는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이건 경찰판 박정훈 대령 사건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