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금투세 유예, 이재명 개인 입장…세금 때문에 투자 피하지 않아"

진성준 "금투세, 예정대로 시행돼야…당내 의견 수렴, 당론 정할 것"
"금융 세제 선진화…소액 투자자들은 해당 사항 없어"
"코리아 디스카운트, 금투세 아닌 기업 1인 지배구조 때문"
"상속세 개편안, 초부자감세…기회 불공평의 문제 손질돼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31일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를 언급하고, 최근 공제 한도를 현재 연간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 "개인 견해를 말한 것"이라며 당의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진 의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이재명 후보의 개인적인 입장이다. 다만 다양한 의견들이 당내에 있기 때문에 그런 의견들을 수렴해서 당론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 의장은 "거의 세계 모든 나라에 자본이득세 또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어 있다. 어디건 이게 선진금융 세제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걸 피할 방법은 없다. 우리나라도 뒤늦었지만 금융세제를 선진화하자 해서 도입된 게 금투세"라고 했다.

이어 "금투세를 부과받는 분들은 연간 소득이 5천만 원 이상인 거액 자산가들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것이 전체 주식 투자자 1400만 가운데 1%도 안 된다. 99% 대부분의 소액 투자자들은 해당 사항이 없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여러 우려들이 나오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는 일정하게 손을 봐야 될 부분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정책적 일관성이나 시장의 예측 가능성 등을 생각하면 예정대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등 해외 증시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투자자들이 세금 때문에 투자를 피하고 세금이 없는 곳으로만 간다고 하는 것은 단순한 발상이고, 현실에서는 그렇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자본이득세 또 금융투자소득세를 다 도입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디에 가서 투자를 하겠나. 수익이 있는 시장을 찾아서 투자를 하는 것이지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 수익이 없는 곳으로 달려갈 수는 없다"고 했다.

'국내 주식 시장이 약세인데, 금투세 굳이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해서 우리 주식시장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되고 있는데 그 저평가의 핵심적인 원인이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금융투자 소득세 때문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1인 지배구조가 너무 완강해서 실제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를 경영하는 게 아니라 1인 지배자의 이익을 위해서 회사를 경영하고 있지 않나. 1인 지배구조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는 우리 주식시장의 저평가를 해결하는 핵심,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은 자꾸 미루면서 아직 시행도 하지 않은 금융투자소득세 때문에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본말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 기업들의 경영이 기업 소유주나 기업 총수의 이해와 요구에 따라서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업 경영을 믿을 수가 없어 주식투자자들이 해외 시장으로 나가는 것 아닌가. 그 문제에 대한 정부의 처방이나 정치적 처방이 있었나"라고 따져물었다.

한편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 공제액은 기존 5천만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도 "초거대 자산가들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것이다. 부자 감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괄 공제의 한도를 높여서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금 정부가 내놓은 방안처럼 초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방식으로는 우리 사회의 부의 대물림의 문제, 그 때문에 발생하는 기회의 불공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기회 불공평의 문제는 반드시 손질돼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보유세, 종합부동산세, 상속세까지 이중과세라는 지적도 있다는 말에 "상속세가 왜 이중과세인가.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상속세를 채택하고 있다. 상속세의 개념은 돌아가신 분이 재산 형성 동안 그에 대한 소득세를 과연 제대로 합당하게 냈느냐 하는 데서 출발한다. 부족하지만 그 뒤에라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또 부의 대물림 때문에 공정한 기회라고 하는 것이 보장될 수 있겠는가 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야당이 '부자감세'를 지적하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에도 13조원의 재원이 든다는 지적이 있다고 묻자 "부자 감세를 계속해서 결국 세수가 부족한 상황이 됐다"며 "재정이 부족하니까 정말로 써야 될 돈도 못 쓰겠다, 정말로 시행해야 될 정책도 못하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부자 감세를 포기하면 된다"며 "정부가 부자 감세 정책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세원 확보 대책을 가지고 필요한 정책들을 구사해야 된다. 정부가 아무런 정책 대안 없이 그저 내놓을 게 감세 정책밖에 없다. 정말 책임 있는 정부인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