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특검법 또 부결... 두 번째 폐기

무기명투표 결과, 출석 299명 중 찬성 194명·반대 104명

민주당은 계속 추진할 듯... 혁신당 “수사외압 특검 발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 특검법'이 본회의 재의 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됐다. 21대 국회 임기 막바지였던 지난 5월 재의결에서 부결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와 관련, 범야권에서는 "채해병특검법을 윤석열 수사외압 특검법으로 바꿔 발의한다"는 입장도 나왔다.

국회는 25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무기명 투표로 재표결에 부쳤다.

이후 해당 법안은 출석의원 299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국회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것은 두 번째다. 21대 국회는 임기 막바지였던 지난 5월 4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에 같은 달 28일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을 재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25일 오후 국회에서 순직해병 특검법 부결을 규탄하며 "특검법은 또다시 부결됐지만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해병대원 순직사건의 실체적 진실과 수사외압, 국정농단 의혹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히는 날까지 전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전날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 부결 가능성과 관련해 "부결된다면 정치적으로 선택할 가짓수가 두 가지 정도 남을 것"이라며 "야당이나 여당 일부가 이야기한 다른 형태의 특검을 고민하거나, 내가 주장한 상설특검법 활용 방식 등이 있을 듯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되자 기존의 '채해병 특검법' 재발의 대신에 '윤석열 수사외압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정점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씨가 자리 잡고 있음을 국민들이 알고 있다"며 "조국혁신당은 국민 염원을 담아 윤석열 수사외압 특검법을 발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공직 윤리에 대한 기본적 결여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번 특검법을 수용하라"며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권한쟁의심판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처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