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중앙지검-대검 갈등, '살아있는 권력' 수사 못해 증명…검찰청 폐지"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검찰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공개 대면조사를 하고 서울중앙지검이 대검찰청에 사후 통보하면서 이른바 '총장 패싱' 논란이 이는 것과 관련해 이원석 검찰총장이 사실상 식물총장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총장이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경위를 보고받고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하는 등 조치에도 수사 결론에 이원석 총장의 영향력이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배제됐기에 패싱 논란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명품백 사건은 수사지휘가 가능하고,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은 보고할 수 없고, 잡탕으로 이상하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원석 총장이 '패싱 논란'에 격노했고 진상조사를 지시했지만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그렇게 본다"며 "말장난으로 보인다. 사람은 하나인데 두 사건을 조사하면서, 한 청에서 두 사건을 조사하면서 보고 문제가 복잡하게 돼버린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수사 과정이 이런데 결론이 뻔히 보인다. 디올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두 가지 사건의 핵심은 압수수색이 없었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검찰청사에서 공개 소환조사를 원했다. 투명·공정·엄정 수사의 시금석은 압수수색과 공개 소환조사, 그 다음 기소 여부인데,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국민들이 원하는 과정으로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도 그렇게 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기소 여부를 맡긴다는 안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도 만약 중앙지검에서 협조를 안 한다면 하나마나 한 일이 될 수 있다"며 "원래 수사심의위원회에는 수사 자료 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보고만 한다. 그 보고만 가지고 수사심의위원들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수사심의위원회가 열리려면 수사 주체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참여해서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런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과연 이런 갈등 상황이라면 (중앙지검이) 와서 협조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수사지휘권 문제 때문에 꼬였다며 "기본적으로 추미애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의 아내를 중앙지검이 수사하고 있으니까 '총장이 수사지휘를 하지 마라' '간섭하지 마라'고 지휘한 것"이라며 "그 후에 총장이 바뀌었고, 더군다나 정부까지 바뀌었다. 그럼 당연히 수사지휘권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순리"라고 지적했다.

또 "실질적으로 수사지휘권 문제가 추미애 장관 시절에는 윤석열 총장이 중앙지검을 간섭하지 못하게 하는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의 수사에 간섭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 이런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원석 총장이 결론적으로 '식물 총장이 됐나' 질문에 "총장이 2년 임기인데 1년이 지나면 대부분 일선청이 말을 잘 안 듣는다. 레임덕이라기보다는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대검에 인사권이 없다. 법무부하고 용산 대통령실에 인사권이 있다"며 "두 번째 징계를 한다 하더라도 총장은 조사만 할 수 있을 뿐이지, 징계권은 법무부에 있다. 최종적으로 재가는 용산이 한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검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인사이기 때문에 그걸 보시면 왜 이렇게 하는지도 금방 이해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 의원은 "중앙지검하고 대검하고 갈등 상황은 검찰이 정말 엄정한 수사, 공정한 수사,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할 수 없는 기관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이나 검찰청 폐지의 증거다", "검찰이 스스로 개혁 대상임을 웅변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사팀이 김여사 의혹에 무혐의를 내릴 경우 조직 내 일선 검사들이 공개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이 사건을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적 저항이 엄청날 것이다. 이게 바로 검찰청을 폐지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