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일선 검찰청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제 책임"
"국민들께 사과…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헌법 원칙' 실현"
'검찰총장 패싱' 논란에 "진상, 경위 파악 후 조치하겠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은 22일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법 앞에 특혜와 성역이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들과 만나 "일선 검찰청에서 어떠한 보고도 받지 못했지만, 일선 검찰청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것도 모두 제 책임이다.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총장은 "검찰총장에 취임하면서 법불아귀(法不阿貴·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국민들께 여러 차례에 걸쳐서 우리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통령 부인 조사 과정에서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헌법에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패싱' 지적이 나온다는 말에 "진상을 파악하고 경위를 파악해 본 다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한 뒤 '이번 사태 관련 감찰 등이나 별도 문책 계획에 대해선 "오늘 서울중앙지검장으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게 되어 있다. 진상을 파악해 보고 나서 거기에 상응하는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고 보나' 질문에 "조사 결과에 대해서 상세한 보고를 받아보고 나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거취 표명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2022년 5월 23일 대검찰청 차장으로 검찰총장 직무대리로 일을 시작했다. 오늘이 만 2년 2개월이 되는 날이다. 2년 2개월이나 검찰총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 자리에 무슨 여한이 있고 또 무슨 미련이 남아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다만 국민과 헌법 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하고, 그것이 부족하다고 하면 그때는 제 거취에 대해서 판단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일 김 여사를 서울중앙지검 관할 내 정부 보안청사로 소환해 약 12시간에 걸쳐 비공개 대면조사를 했다. 검찰 조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부터 이날 새벽 1시 20분께까지 이뤄졌다.
검찰은 김 여사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고, 협의 결과 "경호와 안전상의 이유"로 제3의 장소인 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대통령 경호처 부속 청사가 조사 장소로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김 여사 측이 경호처를 통해 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이 배제된 도이치모터스 의혹 조사를 마치고 명품 가방 의혹 조사를 시작한 뒤에야 대검찰청에 조사 사실을 보고한 것을 두고, 검찰에서는 '총장 패싱' 논란이 거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