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한동훈, 당 동료들 '범죄자와 비범죄자' 구분해 보나...의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경쟁 주자인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을 폭로한 것을 두고 "지금 같이 일하는 당내 동료들을 범죄자와 비범죄자로 구분해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저는 바른미래당에 있기는 했는데, 어쨌든 그 현장을 지켜본 사람 입장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너무 법적인 잣대로 많은 걸 보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법에 있는 대로 집행하는 것이 본인의 소임이고 검사들의 소임이라고 하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겠으나, 국회선진화법이라는 법에서 파생된 패스트트랙 분쟁이라고 하는 것은 이건 굉장히 정치적인 사안"이라며 "당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을 원내 지휘하면서 그런 결사항전을 하게 된 것도 나경원 대표 본인만의 생각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그 당시의 자유한국당 당원들과 또 다른 지도부 인사들의 합의에 따라서 그렇게 진행된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것을 너무 가볍게 판단하고 나경원 대표가 개인적인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에게 사적인 청탁을 한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관련 발언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는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법무부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 "저도 말하고 아차 했고, 괜히 했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신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조건 없이 사과한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후보가 '공소 취소 요청'을 공개한 지 하루 만에 공식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19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한 후보가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패스트트랙 사건 기소의 정당성을 묻는 말에 '당시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이었다'고 답한 것을 거론하며 "한동훈 후보의 거짓된 사과, 여전한 입 리스크"라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토론회를 통해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한동훈 후보의 사과에는 진정성도, 진실됨도 없었다. 한 후보는 '내가 무조건 맞다'는 독단적인 태도를 보였다. 패스트트랙 투쟁을 대하는 한 후보의 인식은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며 "또 윤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당을 끌어들이는 '물귀신' 작전을 쓰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궁지에 몰리고 불리하면, 우발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누군가와의 사적 대화든 업무상 비밀이든 꺼내서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 않겠나. 한 후보의 입이 시한폭탄"이라며 "이것이 바로 한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이 온통 분열과 충돌과 내전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