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사기" 트럼프 러닝메이트 밴스는 친환경에너지 반대론자

"전기차, 美자동차 산업 희생시키고 중국 풍요롭게 해"

전기차 보조금 폐지하고 내연기관차 감세 법안 발의

"기후위기 믿지 않아"…석유·가스 산업에 기부 받아와

공화당 대통령·상하원 독식 전망에 친환경 산업 후퇴 우려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낙점된 JD 밴스 상원의원(공화당·오하이오)이 전기차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밴스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바이든 행정부에서 추진해 온 전기차 등 친환경 산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비지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수년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비판해 왔다. 그는 전기차 충전 및 제조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중국이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광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밴스는 2022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것은 사기"라며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더러운 경제에 의존해 제조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은 전기차 코드를 꼽으면 요정이 벽 뒤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물론 화석연료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기차는 미국 자동차 산업을 희생시키면서 중국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지난해 밴스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지원하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고 미국에서 생산하는 내연기관차 구매에 대한 세금을 공제하는 '드라이브 아메리칸 법(Drive American Act)'를 발의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해 친환경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아울러 밴스 의원은 기후 위기론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는 과거 "기후 위기가 실제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선거재정 감시기관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밴스 의원은 2019년부터 석유 및 가스 산업으로부터 35만달러(4억8천만원) 이상을 기부받았다. 그의 고향이자 선거구 오하이오주 또한 천연가스 생산 부문에서 미국 주 중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밴스 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 'X'를 통해서도 "우리가 녹색 에너지 환상을 중단하지 않는 한 민주당이 주장하는 '미국 제조업의 부흥'은 모두 가짜"라며 "태양광 패널은 현대 제조업 경제에 동력을 공급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중국이 석탄 발전소를 건설하는 이유"라고 썼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대통령직과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미국의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을 반영한 정책 강령을 통해 석유, 천연가스 등 전통 에너지 생산을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동차 연구기업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인들은 약 26만9천대의 전기차를 구입했다. 이는 2023년 4분기보다 감소한 수치로 2020년 이후 첫 감소세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110만대에 달했던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2025년에는 25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