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가격 상승 기대 형성 바람직하지 않다”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 물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커져”
“물가 둔화 추세, 성장·금융안정 간 상충관계 고려해 인하 시기·폭 결정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 안정 추세에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다만 대다수의 금융통화위원은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2, 4, 5, 7, 8, 10, 11월과 올해 1월, 2월, 4월, 5월 기준금리 동결에 이어 12연속 동결 결정을 이어갔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물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고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며 "지난 5월 금통위에서는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라 금리인하 준비를 위해서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고 말씀드린 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은 물가상승률의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만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가격, 가계부채 움직임 등 위험요인이 많아서 언제 방향 전환을 할지에 관해서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고 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장기 국채 금리가 최근 들어서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당히 많이 하락햇는데 이는 한은이 금리를 곧 인하할 거라는 기대가 선반영됐다라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대다수의 금통위원은 현재 금융안정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고 특히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서 부동산가격 상승 기대 등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고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적절한 시점에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할지 아직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가 지속될지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리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금리를 인하할 경우 내수 부진과 취약부문의 어려움을 완화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되는 반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증대시키고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현재의 긴축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금리인하 시 나타날 수 있는 성장·금융안정 간의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인하 시기와 폭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