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사진 로이터>
이란 정부와 연계된 요원들이 미국에서 가자 전쟁 반대 시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수장인 에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대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인스 국장은 "최근 몇 주 동안 이란 정부 관계자들은 다른 행위자들이 수년간 사용했던 플레이북을 활용해 가자 전쟁과 관련한 미국 내 시위를 기회주의적으로 이용하려 해왔다"고 했다.
이어 "그들은 온라인상에서 활동가인 것처럼 가장해 시위를 조장하고, 심지어 시위자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면서 미국을 위협하려는 세력들에 대한 정보는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시위에 참가하는 미국인들이 가자지구 분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선의로 표명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다양한 견해를 평화롭게 표현하는 자유는 우리 민주주의에 필수"라고 했다.
다만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우리의 평화 시위를 이용하려는 외국 세력에 경고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일부 시위자들은 자신들이 외국 정부와 교류하고 있거나 외국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계정이나 인물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이들은 이란에 기반을 둔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악관은 해당 성명이 나온 이후 미국 내 가자 관련 시위를 이용하려는 이란의 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인들에게 합법적인 시위 활동을 이용하거나 이에 협력하려는 세력들을 경계하도록 경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란에 대해서는 "미국 정치에 간섭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헤인즈 국장은 지난 5월 상원 정보특별위원회가 진행한 선거 관련 안보 공청회에서도 "러시아, 중국, 이란 등 적대국들이 미국 민주적 절차에 혼란을 야기하는 공작을 진행하기 위해 여론조사 정보와 같은 중요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다"며 "외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유권자들 사이에 가짜 정보를 퍼뜨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