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우크라 군사 지원 등은 러-북 협력 수준과 내용 보고 판단할 것"
러 "적대적인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 구축할 수 있겠나" 반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의 참석은 22년부터 3년 연속 참석하는 것으로, 역대 대통령 중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참석에 앞서 8일 로이터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우리의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이자 심각한 도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더 나아가 "올해 9월 서울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방어훈련에 나토 동맹국들을 초청하여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하겠다는 뜻도 덧붙였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양서 악수하는 북러 정상 [평양 타스=연합뉴스]
이어 "우리는 북한과 남한 모두, 역내의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에겐 사실상 현재 평양에는 우리의 파트너가 있고 서울에는 반(反)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국가가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우리에게 적대적인 입장인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도 전에 러시아를 향한 강한 메시지가 나오면서 유연한 외교, 실리 외교와는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의 이번 나토 정상회의 일정은 현지시간으로 8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태평양 국립묘지를 방문하고 동포들과 만찬 간담회를 진행한 후, 9일에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굳건한 한미 동맹과 안보 태세를 확인한다.
이어 워싱턴DC로 이동해 10일 체코·스웨덴·핀란드·노르웨이 등 5개국 이상 나토 회원국 정상, 그리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연쇄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정상회의 개최국인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주최하는 친교 만찬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후 11일 나토의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인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 일정을 진행한 뒤, 나토와 미국·유럽의 5개 싱크탱크가 공동 주최하는 나토 퍼블릭포럼에서 인도·태평양 세션의 단독 연사로 글로벌 안보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