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측 "김여사 사과했으면, 선거 달랐을 것" 한동훈측 "답하면 문제 더 커져"

元캠프 측 "문자에 대해 '판단하지 않았다'…韓, 직무 유기"
"'韓 공천 상의', 때 되면 밝힐 것…백서 인터뷰 왜 거부하나"
"진중권 씨도 문자 봐…이게 공적인 대화인가"
韓캠프 측 "답변했다면 지금 더 큰 문제로 불거졌을 것"
"판세 어려워진 건 3월 이후…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 채상병 사건 등"
"전대 보름 앞두고…공한증의 발로, 문자 공개로 이어져"

최근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대 관심으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과 관련해 원희룡 후보 캠프 측은 "만약 김여사가 사과했을 경우 적어도 선거 결과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동훈 후보 캠프 측은 "당시 2월 말까지 여론조사에서 김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반영이 됐음에도 그걸 감안하더라도 당시 선전하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복기해보라"며 반박했다.

정광재 '한동훈 캠프' 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만약 한동훈 위원장이 당시에 어떤 식으로라도 답변을 했었다면 그것이 다시 6개월 지난 시점에 공개가 됐을 때 그 부분에 대한 문제는 없었을까"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만약 일정 정도 어느 수준으로라도 답변을 했었다면 지금 시점에 더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었을 사안"이라며 "정무적 판단을 했는데 그게 잘못됐다고 말씀들을 하고 계신데,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이준우 '원희룡 캠프' 대변인은 "문자에 대해서 판단하지 않았다,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고 얘기하는데, 그 판단하지 않은 것이 직무유기"라며 "그때 당원들과 국민의 여론이 뭐였냐면 사과 표명을 하는 게 좋겠다는 게 주 대세였다. 당사자가 사과하겠다고 했으면 적어도 선거 결과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변인은 "서울만 하더라도 3%포인트 차이로 진 곳이 여섯 군데고, 5%포인트 차이면 열 군데가 넘는다"며 "전국적으로 따지면 도대체 몇 석을 우리가 이 사과타이밍을 놓쳐서 잃어버렸는지 당원들이 궁금해한다. 이건 선거에 대한 중요한 실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대변인은 "2월 말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시 우리가 과반을 하고 160석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던 시점"이라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반영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우세를 점했다는 점을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실제로 판세가 어려워진 것은 3월 이후에 이종섭 대사의 호주 대사 임명, 채상병 사건, 조국혁신당 돌풍, 의료개혁 이런 문제들이 더 문제가 됐다"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총선 이후 여러 언론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라는 질문에 대해서 나온 수치들을 (통해) 쉽게 판단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경쟁 후보들도 선거에 깊숙이 개입해 선거에 뛰거나 인천 선대본부장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4명의 후보 가운데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에 관해서 적극적으로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후보는 누구인가, 다른 후보들은 침묵하지 않았던가"라고 따져물었다.

또 전당대회를 앞두고 문자 내용이 공개된 데 대해 "전당대회까지 보름도 채 남지 않았다. 지극히 내밀한, 두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문자의 내용이 거의 원문 그대로 해석될 수 있을 정도로 공개됐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반면 이 대변인은 "한동훈 후보가 친한 기자들한테 문자를 보여주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진중권 씨도 문자를 봤다고 얘기를 했다"며 "이게 무슨 공적인 대화냐, 자기 주변 사람들한테 보여준 건 공적인 대화인 것처럼 얘기하고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사적인 문자라고 주장하냐"고 따져물었다.

이어 "당 대표를 뽑는 상황에선 과거 행적에 대한 성과를 보고 판단해야 되지 않는가, 그렇기 때문에 그 얘기가 지금 나왔다"면서 "만약 한동훈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아마 그 문제가 공개되거나 소환될 일 아마 없었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끼리 서로 얘기하고 그냥 넘어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대변인은 "한동훈 후보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씀했는데 거꾸로 해석하면 한동훈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런 것들의 발로가 문자 공개로 이어진 것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중권 씨나 다른 기자들이 문자 전체의 맥락을 얼마나 정확히, 아니면 원문 그대로 봤는지 모르겠지만 이 문자 공개 자체가 어디에서 시작됐는가는 조금만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알 것)"이라며 "한동훈 캠프 측에서 유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얼마나 될까"라며 김 여사 측을 겨냥했다.

앞서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에 대해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가족, 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요지의 주장을 편 데 대해서도 양측은 대립했다.

이 대변인은 "저희가 때가 되면 밝힐 것"이라며 오히려 총선 백서 공개에 왜 반대하는지 묻고 싶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정 대변인은 "적당한 때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시기를 빨리 조절해서 말씀해달라"며 "그런데 그것이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 법적 책임도 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경고했다. 또 "당내 선거가 끝난 이후에 당을 하나로 끌고 가야 하는데 이런 식의 마타도어를 하는 것이 과연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 판을 흔들기 위한 백서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전당대회가 끝난 후에는 어느 일정 정도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