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김여사 문자가 임금님 교서인가...韓 '문자 읽씹' 문제 안돼"

김재섭 "韓이 문자 씹었다고 보기 어려워"
"설령 문자 씹었다고 그게 문제인가…임금님 교서 아냐"
"김 여사, 사과 의사 있었다면 비서실장에 했어야"
"친윤 측 문자 공개, 뒤에 대통령실 있다고 봐야"
문자 공개 이유 "럭키펀치 맞춰 낙마, 당대표 돼도 韓체제 흔들겠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불거진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을 두고 "당무개입으로 본다"며 한 전 위원장이 정말 문자를 무시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설령 문자 '읽씹'을 했다고 해도 문제될 사항이 아니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 논란의 본질은 당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해당행위'인가, 무리한 전당대회 개입, '당무 개입'인가'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당시 위원장이 대통령실을 향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처신을 해야 된다'라는 얘기를 했다. 사과라는 표현만 쓰지 않았지만 사실상의 사과 요구다. 실제 당내에서 사과를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논의했다"며 "적어도 이 문자에 대해 사적으로 온 문자라고 해도 공식적인 대응을 한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의 손을 들었다.

이어 "설령 거기(김여사 문자)에 대해 대답 안 했다 해도 그게 왜 문제인가. 당사자가 기분 나쁠 수는 있다. 그런데 여사가 보낸 문제가 임금님의 교서는 아니지 않나. 그걸 받들어 모셔야 되는 그런 것도 아니고, 당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만약 정말 사과할 의사가 있었다고 한다면 당시 그냥 사과했으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당시 명품백 사건 이외에도 대통령실발 악재가 굉장히 많았다. 그 가운데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대통령실과 반대되는 목소리를 굉장히 많이 냈다. 예를 들면 황상무 수석 경질 여부가 한 전 위원장 허락을 맡고 바로 결정됐다든지 그런 거 아니지 않나. 이종섭 전 대사 문제도 사실 굉장히 오랜 시간 끌었지 않나. 새삼스러운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그 부분에 대해서만 한동훈 전 위원장의 허락을 득하고 해야 되는지 의문이 있다"며 "씹었다고 보기에도 조금 어렵고, 설령 문자를 씹었다고 하더라도 왜 그게 문제인가 생각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여사는 한 후보에게 1월 15일부터 1월 25일까지 다섯 차례 문자를 보냈으나 모두 답변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에선 "김 여사가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한 반면, 한 전 위원장은 "실제로는 사과를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5일 KBS에서 "마치 '제가 사과를 허락하지 않아서 사과하지 않은 것'이라는 건 너무 무리하고 팩트에도 맞지 않은 얘기"라며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서 강력하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청드리고 있는 상황인데 당사자께서 저한테 사적인 통로로 말씀하시면 거기에 제가 어떤 답을 드려도 오해와 분란의 소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여사 문자에 '읽씹'하고 난 뒤 대통령실에서 한 전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있었던 것에 대해선 "잘 이해가 안 된다"며 "국정운영을 할 수 있지 않은 위치에 계신 분의 문자에 대해서 대답하지 않았다는 사적인 감정을 이유로 공적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사퇴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굉장히 큰 문제"라고 했다.

또 당시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었다면 한 전 위원장이 아닌 대통령 비서실장 등 더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의사 타진을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의 문자가 유출된 주체에 대해선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절대 안 되는 반한동훈 내지는 친윤계 인사 중 하나가 이렇게 정치적인 공격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대통령실이 이 정도로 공식적으로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문자를 공개된 이유를 두고는 "첫번째로는 운이 좋아서 럭키펀치가 딱 맞으면 당대표에서 낙마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이어 "설령 펀치가 잘 맞지 않더라도 제보로 계속 이 문제를 누적시켜놓으면 앞으로 한동훈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된다고 했을 때에 반대세력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최고위가 무너진 사례들을 최근 두 번이나 봤다. 김기현 대표 최고위 마지막에 어수선하게 무너졌고, 이준석 전 대표 때도 어수선하게 무너졌다. 지도부가 어수선하게 무너지는 때에는 당내의 반대세력들의 공격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아마 한동훈 체제를 흔들겠다는 구심점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주체는 대통령실이라고 봤다. 그는 "직접적인 문자 공개는 대통령실에서 안 했을 수 있다 해도 이번에 후보들이 출마하는 과정 내지는 친윤계 인사들, 반한 인사들이 구심이 생기는 과정들을 보면 직간접적으로 그 뒤에는 대통령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들이 있다. 그렇다면 최종적인 책임은 대통령실에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