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유가 오를라"…러 석유 추가 제재 고심

러 '가격 상한제' 회피하는 '암흑 선단'에 대한 제재 고심

美재무부 제안했으나, 백악관 '바이든 재선 타격' 우려

미국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유가 상승을 우려해 러시아 석유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재무부가 서방 제재를 회피하고 러시아 석유 공급에 도움을 주고 있는 '암흑 함대'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조치를 제안했으나 대선을 앞두고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백악관의 제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서방은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의 가격상한을 설정하는 데 합의했으나 러시아가 암흑 함대 등을 이용, 이를 회피하며 사실상 조치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암흑 함대와 대체 해상 보험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을 위한 석유 수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수익은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증가한 94억달러(약 13조1천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는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미 재무부가 암흑 함대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다만 백악관 내부의 경제 고문들은 이 같은 조치가 올여름 유가를 급등시키고 미국 휘발유 가격을 상승시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백악관이 재무부 관리들이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위험이 낮다는 분석을 제시했음에도 제안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에너지 안보 분야 선임 고문인 아모스 호슈타인 특사는 이와 관련해 "에너지 제재를 시행하기 위한 우리의 조치는 러시아, 이란 및 기타 나쁜 행위자들에게 가격을 부과하는 동시에 미국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나쁜 행위자들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에너지 가격급등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