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내정자 "언론, 지금은 공기가 아닌 흉기로 불리기도 한다"
野 "연이은 인사실패, 인사 참사로 이성 잃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인사"
"임명한다면 탄핵 대상 될 수 있다…공영방송 장악 야욕 멈춰야"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서 지명 소감을 말하던 중 머리카락을 넘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4일 긴급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용산비서실이 김홍일 '런'위원장의 후임으로 이진숙 전 사장을 내정·발표했다"며 "연이은 인사실패, 인사 참사로 이성을 잃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인사"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진숙 내정자에 대해 "MBC 민영화를 논의한 당사자로 노조탄압의 전면에 섰던 인물"이라며 "2012년 MBC가 '트로이컷'을 설치해 언론노조 MBC 본부 간부들의 정보를 열람한 것을 묵인·조장·방조하여 2016년 손해배상 지급 판결도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 "MBC 보도본부장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에 있어 '전원구조' 오보를 내고, 세월호 유족들의 조급증이 민간잠수사의 죽음을 불러 일으켰다며 유족들을 폠훼한 일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진숙 내정자의 많은 발언이 자승자박, 덫이 됐다"며 "공영방송사의 이사임기가 끝났다고 했는데, MBC 이사가 아니라 방문진 이사다. 또 내정자 신분에서 방송사의 보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편성권 침해이자 공정성을 훼손한 위험한 발언으로 이미 방송법을 위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에 위원추천 요청은 내정자 신분으로 할 소리가 아니다. 이는 이상인 직무대행이 해야 할 소리"라며 "MBC 출신으로 이사선임, 방송사에 대한 허가, 승인에 참여하는 것은 제척, 기피대상이 된다. 1인은 회의를 개회할 수 없다. 만약 강행하면 방통위 설치법 위반이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러한 사유로 결국 이진숙 내정자를 임명한다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합의제인 방통위를 언제까지 바지위원장 체제로 유지할 것인가. 지명을 즉시 철회하고 공영방송 장악의 야욕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자가 과거 SNS에 'MBC와 KBS는 이틀 전부터 핼러윈 축제를 예고하면서 더 많은 청년을 이태원으로 불러냈다'라는 글을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태원 참사 기획설'을 암시하는 글이다.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발언의 실체를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인사"라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자는 과거 '5.18 민주화운동이 폭동이었고 전두환씨가 오히려 희생양'이었다는 SNS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며 "방송의 공익성, 공정성, 신뢰성을 보장해야 할 방송통신위원장에 저질적인 음모론 양산에 동조했던 인사를 앉힐 수는 없다"고 했다.
앞서 이진숙 후보자는 4일 지명 발표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날리면' 보도 논란, '청담동 술자리' 보도 논란, '김만배 허위 인터뷰' 보도 논란 등을 언급하며 "언론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공기라 불리지만, 지금은 공기가 아닌 흉기로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방송은 언론은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정치 권력, 상업 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영방송, 공영언론이 노동권력, 노동단체에서도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야당의 탄핵 절차를 앞두고 자진사퇴한 이후 이상인 부위원장 1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방통위를 5인 상임위원 체제로 정상화하고, KBS·MBC·EBS 등 이사 임기 만료를 앞둔 공영방송 이사를 새롭게 선임한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