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채상병 특검법’에 소신투표... 조경태·김재섭은 거리두기

안철수 “민심 받들기 위해 특검 찬성”

김재섭 남아 ‘반대표’... 조경태는 ‘불참’

제22대 국회가 범야권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한 가운데, 지난 4·10 총선 이후 채상병 특검법 수용 요구를 밝혔던 여당 의원들 간 행보는 엇갈렸다. 안철수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 중 홀로 찬성표를 던졌지만, 조경태 의원은 표결에 불참했고 김재섭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국회는 지난 4일 범야권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제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 주도로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재의결을 거쳐 폐기된 지 37일 만이다.

전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채상병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된 데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교두보를 위한 특검"이라고 반발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범야권 의원들은 4일 본회의에서 국회법에 의거해 토론을 강제 종결했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원들 주도로 국회가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표결에 나서자 대부분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그러나 4·10 총선 이후 공개적으로 해당 법안에 찬성 의사를 밝혀온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지는 소신 있는 행보를 보였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진 데 대해서 "국민 대다수의 뜻은 채상병 사망 사건에 대한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선동·왜곡보다 더 두려운 것이 국민과 멀어지는 것이다. 오직 국민만 믿고 흔들림 없이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채상병 특검법 수용 의견을 냈던 조경태·김재섭 의원은 각각 불참·반대표 등의 행보를 보였다. 이들도 지난 4월 제22대 총선 당선인 시절 안철수 의원과 함께 여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제22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에서 당선된 조경태 의원은 지난 4월15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민주당보다 먼저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라며 채상병 특검법 수용 입장을 밝혔다. 진행자가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조 의원은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서울 도봉갑 당선인이었던 김재섭 의원도 지난 4월1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제22대 국회에서 이 일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며 "특검법의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여당이 조금 긍정적으로, 그다음에 전향적으로 검토를 해볼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제22대 국회가 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한 날, 표결에 불참한 조경태 의원은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특검은 매우 정략적이고 정치적인 주장"이라며 "이재명 대표가 재판 중인 부분을 국민적 관심을 돌리려고 하는 술수"라고 주장했다.

김재섭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내놓은 특검법안은 정작 진실규명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며 "1심 재판기간을 줄인 점은 진실은 관심 없고 누군가를 빨리 감옥에 잡아넣자는 얘기다. 안보·보훈을 위해 공정한 특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