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 코리아]
27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서울대병원 피부과와 서울대 의과대학 공동연구팀이 생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이같은 분석결과를 도출하고, 국제학술지 '실험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했다고 소개했다.
앞서 피부는 독립적으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만들어내고 조절하는 기관으로 '제3의 뇌'라고 불린다. 특히 자외선에 반응한 피부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해 신경세포 사이의 정보를 전달하며 뇌의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에 연구진은 학습과 운동, 행복은 물론 기억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변화가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와 어떤 상호작용을 거쳐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지 입증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생쥐 피부에 6주 동안 총 18회에 걸쳐 자외선을 쪼인 후 뇌의 기억 형성을 비롯, '시냅스 가소성'이라 불리는 신경세포 사이의 결합 및 신호 전달 등에 대해 측정했다.
그 결과, 장기적인 자외선 노출은 신경 발생과 시냅스 가소성을 악화시키고, 기억력 저하를 유발하는 것을 관찰했다. 기억력이 떨어지는 과정에서 피부와 부신, 뇌의 도파민 수치가 증가했고 이에 따라 도파민 신경세포의 분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발현하는 과정에 변화가 일어났다.
실험에서 자외선에 노출된 생쥐는 새로운 물체와 위치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로 속에서 기억능력을 평가했을 때에도 공간·작업기억 능력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에 닿는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이 피부를 포함한 말초기관은 물론 중추신경계에서도 도파민 수준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인 해마를 비롯해 신경계 전반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자외선이 기억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게 돕는 약제 개발 가능성도 높일 것으로 봤다. 연구를 주관한 정진호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외선이 신경 행동에 미치는 기본 메커니즘을 밝혀내 뇌 분야에 대한 신경학적인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