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내년 R&D예산 24조 8천억 원, 재정여력 없음에도 큰 폭 증액"

황정아 의원 "내년 물가상승률 고려하면 실질 예산은 삭감" 비판

대통령실이 내년도 주요 R&D예산을 약 24조 8천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며 과기혁신본부 편성시점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2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는 올해 주요 R&D 예산 21.9조 대비 13.2% 늘어난 것으로, 내년도 정부 총 예산 증가율이 4% 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이 정말 없는 데도 최선을 다해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어 "R&D 예산은 주요 R&D와 일반 R&D로 나뉘는데, 기획재정부에서 편성할 일반 R&D 예산 등이 추가되면 '25년도 정부 R&D 총 규모는 이전까지 최대였던 '23년도의 29조 3천억 원을 넘어 30조 원에 육박할 것이 확실시된다"며 "다만 이것은 예산 편성 작업이 마무리되는 8월말에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늘 발표된 주요 R&D 예산은 '23년도보다는 조금 큰 수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져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이 적절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중점연구분야로는 먼저 올 봄 윤석열 대통령이 이니셔티브로 발표된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인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주항공청 개청과 함께 내년도에는 우주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고, 미래 원전산업을 선도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형SMR,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대해 '23년도 대비 2배 이상 늘려서 편성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은 '최초‧최고'에 도전하는 혁신‧도전형 R&D 사업에 1조 원을 편성했으며, 기초연구는 궁극적 게임체인저의 맹아로 질적 전환을 추진해 2년 연속 증액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일반 R&D에 새로 들어갈 사업으로는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원생 학생인건비를 지원하는 한국형 STIPEND 예산을 편성하고, 대학단위의 묶음형 연구비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그간 진행해 온 R&D 다운 R&D로의 지원방식 개편을 통해 정부 R&D 예산이 적시에 신속하게 지원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개혁 작업들이 완결되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우나, 기술패권경쟁이 나날이 심화되고, 과학기술이 산업경쟁력을 넘어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정부 R&D 예산의 대폭 증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D 예산 증액에 따른 내실 있는 사업집행 준비와 R&D다운 R&D 개혁작업을 계속해서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는 과학기술에 우리나라의 미래와 명운이 달려있다고 믿으며, 2030년 과학기술 주요 3대강대국을 목표로 노력해 나가겠다"며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서도 연구현장을 지키고 계신 연구자와 이공계를 선택한 학생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이스트 교수 출신인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유성구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정부 2025년도 R&D 예산안 발표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발표한 2025년도 R&D 예산안은 할 말도 잃게 만든 '말장난식' 예산"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과기부는 이날 '25년도 주요 R&D 예산 24.8조 원은 정부안 편성 완료시까지 개편하여 조정·반영할 3,000억 원이 포함된 수치'라고 밝혔는데, 황 의원은 이에 대해 "아직 제대로 반영도 되지 않은 3,0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올해 R&D 예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숫자 장난에 불과하다"며 "과기부는 일반 R&D 예산을 제외한 수치라고 발표했는데, 실제 총 R&D 예산이 어떻게 변동되는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의원은 특히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R&D 예산은 2023년도 24.7조 원 대비 4.2%, 1조 원이나 삭감된다"며 "이걸 보고 역대 최대 규모라고 자화자찬 하는 게 말이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2022년도에 발표한 '2022~2026 중기 재정운용계획'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약속한 2025년도 R&D 예산은 2023년도 대비 8% 증가한 33.2조 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지금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으면서 불을 끄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격"이라며 "정부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 R&D 예산을 제대로 복원해내고, 'R&D 추경'에도 전향적으로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