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中 이커머스 국내 진출, 韓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 우려”

한은, ‘대중국 수입 증가(충격)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발표

제조업 고용 증가효과 전국적으로 6.6만명

경남, 인천, 광주 등 긍정적 효과…대구, 경북 등 부정적 효과 커

대중국 수입 증가가 우리나라 지역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부정적 영향보다 소폭이지만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앞으로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한국은행은 24일 '지역경제보고서 이슈분석: 대중국 수입 증가(충격)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 및 무역 분업구조 등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상품 수입이 빠르게 증가했다. 다만 해외 주요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국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2023년) 제조업 취업자수는 1995년의 94%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국에서도 대중국 수입이 크게 증가(China shock)했는데 이는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유럽 6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등 평균)의 경우 대중국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최근(2022년) 제조업 취업자수는 1995년 대비 75% 내외 수준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예림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제조업 고용은 산업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보다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며 이에 본고는 대중국 수입 증가가 지역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직접효과와 후방효과는 국산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를 유발해 국내 제조업에 부정적으로, 전방효과는 값싼 중국산 중간재 투입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실증분석 결과 직접효과와 후방효과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전방효과로 인한 긍정적 영향은 유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국과 달리 대중국 수입 증가가 우리나라 지역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부정적 영향보다 소폭이지만 컸던 것이란 분석이다.

제조업 고용 증가효과는 전국적으로 6만6000명(1995년~2019년 누적)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으며 지역별로는 경남, 인천, 광주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대구, 경북 등은 부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컸다.

한은은 주요국과는 달리 오히려 소폭이나마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최종재 특히 소비재 수입은 국내 생산품과 대체재가 되기 쉽기 때문에 국내 수요가 충분히 늘어나지 않으면 수입이 제조업 생산과 고용을 위축시키는 반면 값싼 중간재 수입은 최종재 또는 가공단계가 더 높은 중간재 산업의 생산비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7.2%(2023년 기준)에 달해 미국(31.6%), 유럽(39.6%), 일본(39.0%) 등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고 최종재 수입은 적은 편이다.

이예림 과장은 "중국과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상호보완적인 교역관계를 구축해 왔으며 이는 비교적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앞으로 최종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이는 미국, 유럽 국가들의 사례에서 보듯이 제조업 생산 및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