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핵 선제 사용금지', '최소핵억제전략' 정책 유지
中, 대만과의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하지 않고도 승리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핵추진 잠수함. 사진=로이터통신
20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2019년 이후 5년 만에 지난 3월 상하이에서 비공식 핵무기 회담(트랙 2회의)을 재개했다. 트랙 2회의는 정부 대 정부의 협상인 '트랙1'과 달리 학자와 전직 관리 등으로 구성된 싱크탱크간의 교류 형식으로 진행한다.
미국 측은 대만과의 분쟁에서 중국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자 중국 측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핵 위협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두 명의 미국 대표들이 전했다. 미국 측 주최자인 데이비드 산토로 퍼시픽 포럼 대표는 "중국 측은 대만과의 재래식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산토로 대표는 특히 이번 회담에서 미국 측이 논의하고 싶었던 핵심 쟁점은 '핵 선제 사용금지 원칙'과 핵무기를 최소한의 분량만 갖는 이른바 '최소 억지 전략'을 중국이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지 여부였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 집권 후 핵무력 증강에 속도를 내면서 해당 전략이 아직도 유효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산토로 대표는 중국이 이러한 정책을 견지하고 있으며 중국 측은 미국보다 우월은 커녕 핵무력이 동등해지는 데도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것도 변한 게 없고 평소와 다름이 없다. 오히려 미국이 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미 국방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의 핵무기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우 각각 1770개와 1710개의 작전용 핵탄두를 배치했다. 이에 미 국방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이 대만과의 재래식 전쟁에서 패배해 공산당의 통치가 위협받을 경우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핵 사용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 대변인은 트랙2 논의와 관련해 "회의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논의가 공식 협상을 대체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핵무장 강대국 간의 비공식 논의는 미국과 중국이 주요 경제와 지정학적 문제를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진행됐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핵무기를 둘러싼 트랙1 협상을 잠시 재개했지만 이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산토르 대표는 "논의 과정에서 양측 모두 좌절감을 느꼈지만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계속 이어가야할 이유가 있다"면서 "내년에 더 많은 논의가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회담에 참여하지 않은 핵정책 분석가인 윌리엄 앨버크는 "트랙2 협상이 미중 관계가 냉각된 시기에 유용했다"며 "핵무기 문제가 불거질 경우 기대없이 중국과 계속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