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 “한 사람의 격노로 모든 게 엉망진창”

박은정 질의에 “대한민국은 법치국가, 절차·규정대로 진행”

박지원 질의에 “이 사건, 진실 밝히는 효과적 방법은 특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고 말씀드렸다. 절차대로 규정대로 진행되면 될 일이다. 한 사람의 격노로 인해서, 이 모든 것이 꼬이고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현재 수많은 사람이 범죄자가 됐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출석해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의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관련 질의를 받고 이와 같이 답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아울러 "그 과정에 저렇게 많은 공모가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참담하다. 대명천지 이 대한민국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수사단장은 계속해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으로부터 수사기록 이첩을 결정했던 당시 심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건 이첩은 법이 정한 절차대로 당연히 이뤄져야 할 내용이었다"며 "국방부에서는 단순 이첩보류 명령을 말하지만, 이 사건 이첩보류 명령의 본질은 혐의자를 빼라는 게 본질"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단순 이첩보류라면 나와 해병대 사령관이 2박3일 고민할 이유가 없다. 국방부가 숨긴 본질은 '너희 손으로 보고한 것을 다시 정리해서 재보고하라'는 것"이라며 "수사 혐의자에 대한 죄명을 빼라는 건 1000페이지 넘는 수사 서류를 직접 손봐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그렇게 되면 내 부하인 수사관들이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범죄자가 되고, 해병대사령관과 나는 직권남용죄가 되는 것"이라며 "결국 해병대가 수사를 축소하고 왜곡한 게 되고 나중에 다 밝혀진다. 그래서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직한 해병대 지켜달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계속해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고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을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특검법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수사단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으로부터 '일련의 사태에 대해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나'라는 질의를 받고 "이 사건 처리방향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린다. 실제 진실을 밝히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특검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은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채상병) 사망사고는 경북경찰청, 항명사건은 군사법원, 수사외압은 공수처로 (배정)돼 있다"며 "이 모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 관계가 있는 만큼 그것을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수사하고 판단 내리는 게 일관적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1일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입법청문회를 열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한 핵심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은 청문회에 참석했지만 이들은 공소제기 우려를 이유로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해당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 전 사단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사건 발생 시 지휘관으로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며 "진실규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모든 책임에 대한 법적·도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