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손흥민... 동료 '인종차별' 논란에도 "우린 형제"

손흥민이 같은 팀 동료 선수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인권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해당 문제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 '킥 잇 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며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이같이 밝혔다.

벤탄쿠르와 손흥민은 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토트넘 훗스퍼에서 같이 뛰고 있는 동료로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자국의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방송에서 사회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자 그는 "쏘니?"라고 되물으며 "쏘니의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해당 발언은 동양인을 향한 전형적인 인종차별로, '눈 찢기'와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축구 팬들은 벤탄쿠르의 경솔한 발언에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벤탄쿠르는 결국 꼬리를 내리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다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벤탄쿠르가 손흥민의 애칭인 'Sonny'를 'Sony'로 잘못 표기하는가 하면, 게시물을 올리면 24시간 안에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려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대인배로 불리는 손흥민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벤탄쿠르와 대화했다"며 "그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알고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형제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이 일을 극복하고 단결했다"며 "프리시즌에 다시 하나가 돼 우리 클럽을 위해 싸우기 위해 다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