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채상병특검법' 속도전 돌입…국힘, '보이콧'에 거부권 요구

민주, 채상병 특검법 상정…"7월 초까지 특검법 통과"
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기간 단축한 국회법 개정안 발의
국힘,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 당내 15개 정책 특위 가동
"민주, 의회 독주의 마약 맞은 듯…대통령 거부권 행사 요구"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구성한 국회 11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가장 먼저 본격적으로 가동해 채상병 특검법에 가속 드라이브를 걸었다.

민주당은 12일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했다. 소위로 넘겨 법안 심사에 돌입하고, 7월 초 본회의 처리를 목표하고 있다.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채상병 순직 날짜가 작년 7월 19일이고 수사 외압이 들어왔다는 집중된 통화 기록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인데 대개 1년이 지나면 통화 기록이 말소된다"며 "7월 초까지는 특검법이 통과돼야 거부권을 예상해서 (재의결까지) 타임라인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법안 처리 기간을 대폭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진성준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의 처리 기간을 최장 330일에서 75일로 줄이는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에 대해 상임위가 180일 이내 심사를 마치고, 법사위는 회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체계·자구 심사를 마쳐 본회의에 부의하도록 한다. 본회의 부의 뒤 60일의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한 후 자동 상정된다. 법안 발의부터 본회의 상정까지 최장 330일이 걸리는 것이다.

진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상임위 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60일로, 법사위 심사 기간을 90일에서 15일로 단축하고, 본회의 자동 상정을 위한 숙려 기간은 삭제해 본회의 부의 이후 처음으로 개의되는 본회의에 바로 상정되도록 했다.

민주당은 전날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간사로 김현 의원을 선임했다.

김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방송3법'에 대해 "내일 개최될 정책의총에서 보고하고 당론으로 발의해서 회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송3법도 과방위 심사를 마치는 대로 법사위에 넘기고, 법사위에서 바로 본회의에 보내 속전속결로 관철하려는 의도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연 본회의에서 11개 상임위원장을 자당 의원 몫으로 의결한 데 대해 반발하고, 임의 배정된 상임위에 전원 사임계를 제출, 모든 상임위 활동의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상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나머지 7개 상임위 구성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며 13일 데드라인을 설정해 상임위 구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과 관련해 본회의 소집에 협조한 우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의사 일정을 전면 거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핵심 상임위를 뺏긴 국민의힘은 당내 자체 구성한 15개 정책 특위를 가동해 민생 현안을 챙긴다는 방침이다. 전날엔 에너지특위를 가동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를 주제로 논의했다. 또 12일에는 재정세제개편특위·노동특위·교육개혁특위·외교안보특위 등 4개 특위를 개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서 "반쪽 의장이 만들어 낸 반쪽 국회가 입법폭주의 면허증을 받은 양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시작했다"며 "독소조항이 가득 찬 특검법, 언론의 재갈을 물리는 방송장악 3법, 의회독재 기도 국회법 등 최근 민주당이 제출한 입법을 보면 지금 민주당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의회독재, 독주의 마약을 맞은 것 같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일방 독주로 엉터리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책임감을 갖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과거에 비해 대통령의 재의요구가 많다고 하지만, 이는 거대야당 민주당의 일방 강행처리, 의회독주의 결과물"이라며 "재의요구건수는 바로 민주당 의회독재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