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절세 위한 페이퍼 컴퍼니 의혹"
"탐사결과 검증 전문가가 아브레우의 논문 공동저자"
"자료 제출 거부, 의혹 인정하는 꼴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분석을 수행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체납 사실 외에도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의혹에 대한 규명 없이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동해의 석유 매장 가능성 검토를 맡았던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혹이 까도 까도 끝이 없다"며 "액트지오가 (미국에서) 세금을 체납해 법인자격이 4년간 정지된 상태였음에도 석유공사가 계약을 체결했고, 액트지오가 개인이 절세를 위해서 만든 페이퍼 컴퍼니라고 하는 의혹까지 불거졌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또 탐사 자료 정밀 분석 결과를 검증한 해외 전문가가 바로 그 액트지오 소유주인 빅토르 아브레우 고문의 2003년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력도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의혹이 점점 커지자 산업자원부는 공개되었던 자료마저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실체를 감추려 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렇게 자료를 숨기고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의혹을 인정하는 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추 작업에만 5천억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금이 들어간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산자위를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다. 의혹에 대한 규명 없이 시추 예산을 늘려줄 수는 없다. '자료가 없으면, 예산도 없다' 이 점을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2월 석유공사와의 계약 당시 1650달러 수준의 법인 영업세(Franchise tax)를 체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전날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액트지오의 체납 사실을 한국석유공사와 계약 당시에는 몰랐다고 밝히고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액트지오의) 법인격은 살아 있어서 계약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국제입찰에서 (액트지오의 체납 여부가) 요건은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체납 부분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의 전반적인 신뢰성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외부 회계사의 실수로 법인 영업세가 체납됐고 모두 해결됐다'고 해명했지만,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1조원에 육박하는 거대 석유 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을 갖춘 회사가 고작 50달러의 등록세를 수년 동안 못 냈다는 것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관이 '몰랐다.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며 말 한 마디 사과로 넘어갈 사안이 결코 아니다"며 "계약 당사자의 법인 자격 박탈은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 한국석유공사에 진실을 추궁해야 한다"고 했다.
또 "액트지오는 '컨설팅'과도 무관한 회사였다. 텍사스 주정부에 등록된 자료를 보면, 액트지오의 '주업종'에 '컨설팅'은 없었다. 논란이 일자 '직업교육 및 관련 서비스'라는 주업종에 '컨설팅'을 추가하고 순서까지 뒤바꿔 마치 '컨설팅'이 주업종인 것처럼 꾸몄고, 대통령의 시추 계획 발표 후 뒤늦게 홈페이지와 SNS에 '컨설팅' 항목을 추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체불명의 회사와 계약해 자그마치 5천억에서 1조에 이르는 국민혈세를 쏟아 붓겠다는 말인가"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준엄한 뜻을 받들어 지금까지 제기된 모든 의혹들을 심해 유전 시추하듯이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무등의 아침'에서 산자위 상임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업무 보고, 현안 보고를 받은 후 청문회를 열어 반드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13일) 목요일 상임위가 구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상임위 구성되면 현안 보고받고, 또 업무 보고받아서 산자부 장관이 나와야 되는데 정부 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나오지를 않는다"며 "안 나오면 청문회를 열어 반드시 이것을 밝히고, 그래도 석연치 않다고 하면 국정 조사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