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험교육센터 김환종 대표 인터뷰
실손보험 가입시기 따라 보장 범위 달라... 4세대 ‘비급여 차등제’ 시행
◆…한국보험교육센터 김환종 대표. 조세일보는 지난 4일 서울 강남구에서 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윤종호 기자)
최근 4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부담이 적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나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어 보험소비자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은 4000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실생활과 가장 밀접하다. 병원 접수를 하면 받게 되는 질문 중의 하나가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여부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뉘는데 세대별로 보장받을 수 있는 범위가 다르다.
본지는 보험 보상과 관련한 강의를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국보험교육센터의 김환종 대표를 만나 1~4세대 실손보험의 장·단점을 들어봤다.
▪1~3세대 기계약자 대상으로 보험사에서 4세대 전환 안내가 많이 늘어났던데?
맞다. 보험대리점 및 원수사에서는 기존 유지하고 있는 실손보험 1~3세대 기계약자 대상으로 4세대 전환을 하는 경우 추가적인 수수료까지 지급하고 있다.
보험사에서는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계약을 해지하고 4세대로 새로 가입하라고 유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된다.
비급여 차등제에 따라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보험료 갱신 전 1년간 수령한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1~5등급으로 구분돼 보험료가 할인 또는 할증되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1세대 실손보험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면
1세대는 2009년 10월 이전 가입 상품을 지칭한다. 정확하게는 2009년 8월 이전 계약을 말한다.
1세대 실손보험의 특징은 입원치료비에 대한 자기부담금이 없어 100%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비급여 도수치료,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비급여 주사료 등을 연간 금액 한도나 횟수 제한 없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일반상해의료비' 특약도 가입했다면 사고일로부터 180일까지 양·한방 모두 보상이 가능하고 산재나 자동차 사고에 대해서도 총 발생 의료비 50%를 지급한다.
다만, 보장범위에서 각 보험사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항문, 정신과, 불임, 선천성뇌질환, 피부, 비만 등이 면책된다.
가장 큰 단점은 보상 공백이 발생 되는 면책 기간이다. 통원의 경우 30회 제한과 입원 의료비는 180일의 면책 기간을 적용한다. 즉, 장기치료 환자의 경우 보장 공백이 길어 입원이나 통원이 길어진다면 자기부담금이 높아질 수 있다.
▪2·3세대 실손보험의 특징과 장·단점이 있다면
2세대 경우 2009년 10월 이후부터 2018년 3월까지 판매됐으며 실손보험 가입자 중 대략 50%가 가입했을 정도로 가장 인기가 높았던 상품이다.
이때 모든 보험회사의 약관이 회사별 문구 차이를 제외하고 모두 같아졌다. 2세대부터 입원 의료비의 일부를 가입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한방과 치과 치료에 대해 국민건강 보험상 급여에 해당하는 의료비만 보상하고, 비급여는 보상하지 않는다. 응급환자에 대한 비교군을 통해 비응급환자의 응급관리료 면책 등이 신설되기도 했다.
3세대는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 가입된 상품을 뜻하는데 '착한실손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 과잉치료나 손해율 절감을 위한 비급여의 주된 치료비를 '특약'으로 출시했다. 보험금 미청구 계약자에 대한 '할인' 혜택이 최초로 주어진 상품이기도 하다.
급여가 아닌 비급여에 한해 MRI, 주사료, 도수치료 등을 별도로 산정하여 가입금액과 횟수 제한 및 보상기준을 명확히 했다.
◆…사진=조세일보 그래픽
▪4세대 실손보험 특징과 기존 기계약자가 '전환'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2021년 7월 이후 가입이 시작된 4세대는 비급여 자기부담금을 높게 설정했다. 현재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서 1~3세대 가입자에게 4세대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실손보험 가입시 유의사항'에서는 4세대 전환 시 보장범위. 비급여 수령액에 따른 차등 부과 여부. 건강상태, 의료 이용 성향 등을 충분히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재 1~3세대 계약 유지자들은 현재 보험료가 부담되기는 하나 막상 전환하면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4세대의 경우 보험료가 저렴하나 보장 범위가 적기 때문이다.
보통 비급여 주사료에 대한 보장기준, 도수치료 횟수 제한 등으로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1~3세대의 면책기준도 강화되면서 전환하는 게 불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실생활에 접해보자면 비급여 의료서비스 이용 적은 소비자의 경우 무조건 4세대 전환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중증환자의 경우 4세대가 유리할 수 있고 경증질환으로 잦은 비급여 치료가 필요하다면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또한, 보장성 보험 15년납, 20년납 등의 납기를 끝낸 시점의 1세대 가입자라면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일 1~3세대 가입자 중 현실적으로 보험료 부담으로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해지보다는 4세대 전환이 더 좋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