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서 아브레우·전문가 참석 기자회견 예정
野 "상업개발 시작 2035년, EU·영국·일본·캘리포니아주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시작"
"기후위기로 석탄 사용 금지·규제, 경제성 상실…윤 정부 시계태엽 거꾸로"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박사가 5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입국해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브레우 고문은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국 국민들께 더 명확한 답변을 드리기 위해 한국을 직접 찾았다"며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발표 이후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한국석유공사와의 비밀 유지협약 때문에 자세히 말할 순 없다"고 했다. 또 "석유공사로부터 조사된 광구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의뢰받았다"며 "우리가 검토한 것은 이전에 깊이 있게 분석된 적이 없고, 새로운 자료들"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2월 그간 축적한 동해안 심해 탐사 데이터를 엑트지오 측에 보내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액트지오는 포항 영일만 38~100㎞ 해역에 35억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석유 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최고 수준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액트지오가 실시한 분석 결과라고 직접 소개했다.
그런데 이후 국내 SNS와 일부 언론에서 액트지오를 두고 본사 미국 주소가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등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아브레우 박사는 "기업 규모는 작지만 전 세계 심해 저류층 탐사에 특화된 회사"라며 "핵심 분야에서 인정받는 세계적인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브레우 대표와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의 구체적인 근거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밝힐 계획이다.
한편 야권에서는 정부의 동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를 두고 탐사·시추 성공을 기원하면서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극복하기 위한 국면전환용 발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심해에 깊은 구멍을 뚫는 시추공 작업에는 1개당 1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필요하게 과도한 국민의 기대를 자극해서 나중에 또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와 같은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고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되길 바란다"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정부예산을 전적으로 들여서 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해안 석유가스전 개발은 냉정하게 바라볼 일"이라며 면밀한 경제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산업부장관에 따르면 2035년 정도에 상업개발이 시작될 수 있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2035년이 바로 EU, 영국, 일본, 캘리포니아주가 내연기관차 판매금지를 시작하는 해"라며 "심지어 중국도 203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무렵 석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기존 유전도 문을 닫을 판인데, 이제서야 10-20%의 가능성을 가지고 수천억원을 들여 탐사시추를 한뒤 10여년 후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석유가스전을 개발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의사결정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산업부장관은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했는데, 이 말은 뻥에 가깝다"며 "앞으로 급격한 화석연료 수요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인데, 지금의 석유 가격이 유지될거라는 전제에서 장밋빛 전망을 말하는 것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기후위기 때문에 석탄 사용이 금지·규제되면서 경제성을 상실하고 있다"며 "전세계가 바쁘게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저물어가는 석유의 꿈을 부여잡아 회생해보겠다는 윤 정부는 시계 태엽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