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훈련병 사망 열흘째, 중대장은 고향으로 휴가”

민주 한민수 “가해자 감싸기와 사건 축소에 진심인 정권”

육군 제12사단에서 벌어진 '군기훈련(얼차려) 훈련병 사망사건'이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훈련규정을 위반하며 가혹행위를 한 중대장에 대한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육군 12사단에서 벌어진 '훈련병 얼차려 사망' 사건과 관련해 "훈련병이 사망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가해자에 대한 수사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며 "가해자 감싸기와 사건 축소에 이렇게 진심인 정권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참다못해 국방부 앞에 모여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며 "부모들의 절규에도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해병대원 순직사건처럼 사건을 축소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와 군장병 부모 등은 전날 용산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2사단 훈련병의 사망과 관련해 "숨기고 감출 생각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 좀 그만 죽여라"고 호소했다.
  한 대변인은 "사망한 훈련병이 쓰러지기 전 동료 훈련병이 건강이상 징후를 간부에게 보고했지만 중대장은 꾀병 취급하며 훈련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동료 훈련병 5명을 밤샘 조사한 경찰 조사 결과 건강 이상을 보고한 훈련병이 없었던 것으로 바뀌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더구나 훈련 규정을 위반하며 가혹행위를 한 중대장은 피의자 조사는커녕 전우조까지 붙여 고향으로 휴가를 보냈다"며 "본말이 바뀐 행태가 해병대원 순직사건 판박이다. 이 두 사건을 대하는 태도가 윤석열 정부가 병사들과 국민들을 대하는 인식이고 자세"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군 관계자들은 유가족의 절규에 답하라. 사건 축소할 생각 말고 한 치의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 주둔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는 한 훈련병이 얼차려를 받던 도중 쓰러져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숨진 훈련병은 당시 중대장 지시에 따라 완전군장 상태로 구보·팔굽혀펴기·선착순 달리기 등을 반복하다가 40분 만에 쓰러진 것으로 파악돼, 군 수사당국은 해당 부대 중대장(대위)·부중대장(중위)에게 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민간경찰로 사건을 이첩했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육군 12사단 소속 훈련병 어머니는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어찌 됐건 아이가 결과적으로 하늘나라로 간 상황이다. 다리 인대가 다 터지고 근육이 다 녹고 이거는 훈련이 아니라 고문"이라며 "이 상황에서 남은 훈련병 5명만 조사하고 중대장은 왜 이런 걸 시켰다고 하는지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