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9.19 합의, 정전협정 같이 北이 지키도록 강요했어야"
"해상·공중·지상 완충구역 둬 평화 안전핀 역할…어리석어"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충돌 일상화될 확률"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회 간사인 김병주 의원 등이 4일 국회에서 '9.19 군사합의 전면 효력정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4일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한 것에 대해 "아주 큰 패착"이라며 "범법자가 많이 생긴다고 그 법이 필요 있느냐 해서 법을 없애는 거와 똑같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5일 오전 KBS '전격시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범법자가 많이 생기면 법을 지키도록 계속 강요해야 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9·19 군사합의가 평화의 안전판이고 실질적으로 큰 버팀목이 됐는데, 이것을 북한이 어기고 있다라는 핑계를 대서 우리가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전협정이 6.25전쟁 이후 합의가 됐지 않나. 정전협정도 실제 북한은 수없이 어겼는데도 불구하고 UN사나 미군이나 한국에서는 정전협정을 지키라고 북한에 끊임없이 강요를 해서 사실 평화의 지탱점, 버팀목을 해 왔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9.19 군사합의도 어렵게 해상, 공중, 지상의 완충구역을 했는데 북한이 어긴다고 해서 그것을 없애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것"이라고 재차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은 안중에도 없고 실질적으로 윤석열 정부가 어려움에 봉착하니까 국면 전환하기 위해서 안보를 어떤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9.19 군사합의를 북한이 여러 차례 어긴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 질문에 "초기 한 2년 동안은 어기지 않았다. 하노이 노딜이 되면서부터 서서히 어기기 시작했다"며 "실제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많이 어겼고, 우리도 맞대응한다면서 9.19 군사합의를 어긴 것들이 꽤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9.19 군사합의를 효력 정지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북한에게 지키도록 강요하고 요구하고 했어야 되는 것"이라며 "그것을 없앤다는 것은 한반도를 긴장의 도가니, 강대강으로 더 치달리고 어떤 위기로 몰고 가는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을 재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동안 제약받아온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군사훈련이 가능해지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리의 보다 충분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간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도발을 지속해왔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일방적으로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바 있다. 같은 달 우리 정부도 9·19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부는 남북 간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을 정지하겠다며 원칙적 대응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그는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결정으로 전방 지역에 우발적이든 의도적이든 충돌이 일상화될 확률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최근 GPS 교란으로 서해안 어민들이 얼마나 어로 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나. 공중 무인기 침투가 일상화될 수가 있고, 이런 것들이 앞으로 일상화될 수 있다"며 "피해는 고스란히 접경 지역에 있는 주민들과, 더 크게는 국민들에게 피해가 오는 것"이라고 했다.
'정전협정 위반 때는 정전위원회나 UN사 중립국위원회가 압박하지만 9.19합의 위반시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 묻자 "9.19 군사합의는 남북한 합의이기 때문에 UN사라든가 관여하지 않고 있다. 9.19 군사합의도 더 보완해서 압박할 수단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짜로 이것은 범법자가 생긴다고 법을 없애는 우와 똑같은 현상"이라며 "법을 없애면 무법 천지가 되고 혼란이 더 가중되지 않겠나"라고 거듭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