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좋아졌다는 건 굉장히 좋은 뉴스"
"전망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성 갖고 예측하기 매우 어려워"
"조정하는 과정이지 신뢰성 없어진다고 보진 않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최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하자 시장에서는 '예측이 실패할 수도 있지만 너무 큰 폭으로 차이가 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망이라는 것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성을 가지고 예측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건 좋은 뉴스"라며 "당연히 우리가 더 개선하는 노력을 겸손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2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또한 국내경제가 지난 2월 전망(2.1%)을 상당폭(0.4%p) 웃도는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 수준인 2.6%와 2.2%로 각각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분기 전망이 차이가 난 것은 4분의 3 정도가 대외 부분에서 저희들이 놓친 부분이 있었다"며 "수출이 생각보다 좋았고 날씨 탓에 에너지 수입이 감소하고 반도체 장비 수입이 줄어서 수입 감소폭에 대해 놓친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생각보다 좋아졌다는 건 굉장히 좋은 뉴스"라며 "휴대폰 출시로 뒤에 있던 소비가 앞으로 당겨졌고 정부 이전지출도 많이 늘었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정부와 좀 더 얘기를 해서 자료를 빨리 받고 통관자료도 빠르게 받아 개선해서 열심히 찾아보겠다"며 "전망에 실패하지 않았냐, 특히 이런 실패로 인해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았냐, 여기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리가 더 개선하는 노력을 겸손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사례만 보면 저희가 0.4%p 정도 전망치를 바꿨는데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며 "미국만 보더라도 IMF가 미국 전망하는데 1월에 미국 경제를 2.1%에 예측했다가 4월에 2.7%로 0.6%p 올렸고 일본도 경제성장률이 1.2% 예상하다가 0.8%로 0.4%p 낮췄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전망이라는 것은 자연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성을 가지고 예측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며 "이렇게 에러가 나면 어떤 이유에서 그것이 틀렸고, 그다음에 어떻게 틀렸다, 왜 차이가 났는지, 그로 인해 정책이 어떻게 바뀌어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외국에서는 전망이 틀렸을 때 통계 발표하지 말라고 하든지, 전망을 하지 말라고 하는 이야기는 못 들어봤다"며 "어차피 민간경제는 전망을 내 놓은거고 거기에 한국은행이 인포메이션을 주면서 전망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서로 논의를 하고 이런 것이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어떤 원인에서 이걸 조정하는지 그걸 오늘 발표하면 유심히 보면서 서로 잘 맞추려고 경쟁해 나가고 조정하는 과정이지 이것이 신뢰성을 없애거나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제가 있는 동안은 한국은행이 더 많은 소통과 정보를 줘서 한국은행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8월에 발표되는 분기별 자료는 지체없이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잘 만들어서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