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채상병특검 거부권 행사하나…"이해충돌, 헌법상 용인 어려워"

정부,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

입법조사처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국회 입법권 행사 하자에 대한 소극적 성격"

"법률안 재의요구권 행사가 위헌적인 경우 탄핵사유 된다는 입장도 있다"

정부가 21일 국무회의를 열어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건의한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가 "대통령의 사적인 이해와 충돌한다는 이유로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헌법상 용인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법조사처는 21일 '대통령 법률안 재의요구권의 헌법적 한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해충돌금지원칙은 조약으로 또는 각국 법률로도 구현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도 이해충돌방지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003년 OECD의 이해충돌금지 가이드라인의 권고에 의하면, 이해충돌이란 '공무원의 공적 의무와 사적 이익 간의 충돌로서, 그의 공적 임무와 책임의 수행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이익과의 충돌'을 말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실질적 입헌주의와 법치주의 원리상 자유재량권이라고 하는 국가기관의 권한에도 당연히 헌법상 한계가 있다"며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이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의 법률안 재의요구권은 어디까지나 헌법이 정한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견제를 위한 장치이므로, 적극적인 형성권이 아니라 국회의 입법권 행사 하자에 대한 소극적인 제재권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대통령이 법률안 재의요구권을 적극적인 입법참여를 용인하는 방향으로 확대한다면 실질적으로 입법권과 행정권을 모두 행사하는 결과가 되어 권력분립원리를 형해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대통령의 헌법상 한계를 넘는 권한 행사는 탄핵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법률안 재의요구권의 행사가 위헌적인 경우에도 탄핵사유가 된다는 입장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헌법에 명시되지 않은 권한인 신임투표를 언급한 것이 탄핵사유가 되기도 한 것이 헌법재판소 결정례이므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넘는 행위는 탄핵사유가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고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가 있다"며 "또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의 책무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재의요구를 하는 법률안의 내용이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내용에 부합하는지에 따라서 재의요구권 행사를 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며, 결국 이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의 한계를 이루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