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유승민, '해외 직구' 규제 놓고 연일 옥신각신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 논란과 관련해 "모래주머니라도 급하게 쌓는 게 오히려 상책"이라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승민 전 국회의원이 이에 반박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오 시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전과 기업 보호는 직구 이용자들의 일부 불편을 감안해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며 "후자가 편-불편의 문제라면 전자는 생존의 문제"라고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세심하게 명찰추호(明察秋毫) 해야 할 때, 마치 정부 정책 전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여당 중진으로서의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여기서 언급한 '명찰추호' 가는 짐승 털도 분간할 만큼 사리를 잘 살핀다는 뜻이다.

오 시장은 처신이 아쉽다고 평가한 여당 중진이 누구인지는 거명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해당 '중진'이 정부의 직구 규제 정책을 비판한 유 전 의원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당선인을 지칭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18일 "KC 인증이 없는 80개 제품에 대해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정부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으며, 한 전 위원장도 "과도한 규제"라며 정부에 재고를 촉구했다. 아울러 나 당선인은 "졸속 시행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오 시장의 비판에 대해 유 전 의원은 직접 반박에 나섰다. 유 전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국내기업 보호를 위해 소비자들이 계속 피해를 봐야 한다는 오 시장의 논리는 개발연대에나 듣던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 시장은 해외직구 금지를 비판한 '여당 중진'을 콕 집어 비판했다"며 "사흘 만에 철회한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해외직구를 다시 금지하라고 똑바로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들을 향해서는 말할 배짱이 없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