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대세론' 뒤집고 우원식 선출 '대반전'…이재명 "이게 당심"

이재명 "당선자들의 판단…그게 당심이라고 봐야"

"한자릿수 박빙의 표차로 막판 역전"…'교통정리' 거부 분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최종 선출된 것에 대해 "당선자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인 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떤 후보도 의장 역할을 훌륭하게, 국민의 뜻에 맞게 잘 수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선자 총회를 열고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6선의 추미애 당선인(경기 하남갑)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란 예상을 깨고 우원식 의원이 재적 과반 득표에 성공해 국회의장 후보로 뽑혔다.

당초 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추미애 대세론'이라 할 만큼 추 당선인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지난 12일 추 당선인과 함께 6선에 오른 조정식 의원이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단일화를 이루었고,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5선의 정성호 의원도 같은 날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추 당선인과 우 의원 간 양자 구도로 압축됐다.

앞서 추 당선인은 지난 13일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표와 미리미리 여러 차례 깊이 얘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가 자신에게만 '잘 좀 해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언급해 '명심'(明心)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의장 후보 경선 구도가 추 당선인과 우 의원으로 정리되는 과정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4선인 우상호 의원은 13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국회의장,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를 당대표나 원내대표가 결정한다? 이건 잘못된 것 같다"며 "민주당은 상향식 공천, 당내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판단에 맡겨서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구도를 정리하는 일을 대표나 어느 대표가 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우 의원은 "다만 이 두 분이 아무리 봐도 어려워서 레이스를 하다가 안 될 것 같아서 드롭했다면 본인의 판단인 경우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지금 언론 보도를 보면 누가 관여했다, 누가 전언을 했다, 후보 사퇴를 권유했다 이런 보도는 저는 굉장히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도 16일 CBS 라디오에서 "아무리 지금 영향력이 있다 한들 국회의장 경선에 왜 대표가 개입을 하냐. 정말 해선 안 된다"며 "더구나 자기하고 다 가까운 소위 친명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한자릿수 박빙의 표차로 우 의원이 막판 역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명심'이 작용한 교통 정리에 대해 의원들의 거부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번 우 의원이 승리를 거둔 '이변'이 향후 이 대표의 리더십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당대표 연임론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아직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우 의원은 이날 당선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에서 제시하는 방향, 제기하는 법안들이 국민의 뜻과 함께 반드시 국회에서 실현되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라며 "앞의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중립은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국민의 권리를 향상시켜 나갈 때 그것이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그 국회를 구성한 국민의 민심을 그대로 반영해 나가는 국회의장이 되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는 것이 관례다. 각 당이 의장 및 부의장 후보를 추천하면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을 거쳐 확정된다.

민주당 소속 의원이 22대 국회 압도적 과반을 차지하는 만큼 여야 의결을 통해 우 의원의 국회의장 선임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