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증가율 1.7%…설비투자 증가율 3.7%
총수출 증가율 5.3%…“경상수지 흑자폭 576억달러로 확대 예상”
“경제체질 개선하고 성장잠재력 높일 수 있는 거시경제환경 조성 바람직”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올해 우리나라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5% 성장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은 12일 '2024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4년 우리 경제의 실질 GDP는 2.5% 성장할 것으로 봤다. 고금리와 고물가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회복이 완만하고 건설투자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도체 위주로 수출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관련 설비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실질 GDP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1.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분기 중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8%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겠지만 고물가,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해 소비여력이 제약되며 민간소비는 연중 완만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봤다. 대내외 경제여건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소비심리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3.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반등 및 고대역폭 메모리 중심 생산설비 확충수요로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설비투자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중 설비투자가 위축됐던 정유산업의 생산능력 확충 수요도 설비투자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2.4%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2022년 중의 급격한 금리인상, 부동산 PF 부실화, 역전세 문제, 주택시장 조정 등의 요인으로 수주, 허가, 착공 등 건설투자의 주요 선행지표가 2022년 중반부터 2023년 동안 지속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예정된 공사의 진행 정도 등은 일부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선행지표의 부정적 흐름이 실적치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2024년 건설투자는 상당폭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SOC 투자 집행상황점검 및 독려 등은 민간 부문의 부진을 다소 완화할 수 있겠지만 전체 건설투자에 대한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총수출 및 총수입 증가율은 각각 5.3% 및 3.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총수출은 세계 교역이 완만히 회복하는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5.3%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관련 재화수입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여행서비스를 중심으로 서비스수입도 증가할 것이나 소비재 수입 수요 둔화는 총수입 증가율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76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품수출이 상품수입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상품수지가 현저하게 개선되면서 흑자 규모는 720억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봤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운송수지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국인 해외여행이 외국인 관광객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면서 여행수지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세법 개정에 따른 해외자회사 배당금의 일회성 유입 효과가 소멸됨에 따라 2024년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2021~2022년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2.9%, 하반기 2.4%로 연간으로는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하반기 중 하락세를 보였으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 확대에 따른 원자재가격 불안정, 과실류 등 신선식품가격 급등세 등으로 2024년 들어 다시 3% 내외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2024년 소비자물가는 내수회복이 미약하고 고금리 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수요위축 등으로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이겠으나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원자재가격 불확실성, 강달러화 지속 등 공급측 요인에 주로 기인해 물가목표를 상당폭 상회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4년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에 힘입어 2.5% 수준의 외형적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내수 측면에서는 고금리, 고물가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미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교역의 회복 속도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요 회복의 긍정적 요인으로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반면 민간소비는 고금리, 고물가에 의한 소비여력 제약이 지속되며 회복세가 미약하고 건설투자는 지난 1년 이상 지속된 주택시장 조정 및 건설 물량 감소 등으로 부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금년 중 수출증가에 따라 2.5%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비해 높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은 총수요압력을 높여 물가를 자극하고 비생산적인 자원배분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전반적인 거시경제 흐름을 고려할 때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거시경제환경 조성에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