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도 공중 폭탄으로 국경 마을 4곳 점령
우크라, 전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군 급파
우크라 주의를 돌려 도네츠크서 공격하려는 전략
◆…러시아 포격에 파손된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건물. 사진=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오전 5시 쯤 하르키우 북쪽 접경지에서 지상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하르키우는 러시아 국경에서 불과 30㎞밖에 떨어지지 않은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는 러시아군이 전날 밤부터 유도 공중 폭탄과 포병으로 하르키우시와 인근 도시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필나, 크라스네 등 국경 마을 4곳이 점령당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국경 지역에서 전투가 격화되자 하르키우 전선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지원군을 급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예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동북부 방면으로 새로운 반격을 시작했다"며 "이제 이 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한 고위 소식통은 로이터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 안쪽으로 1km 진격했다"며 "러시아군이 완충지대를 만들기위해 우크라이나 내부 최대 10㎞까지 진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포격과 국경 침입으로부터 러시아를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 완충지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러시아는 하르키우 주변에서 군사 작전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당국은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 등 북동쪽 국경에 수천명의 러시아 군병력이 집결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러시아를 향해 경고한 바 있다.
이번 공습으로 하루키우에서만 3명이 숨지고 주택 수십 채가 파손됐다. 하르키우 당국은 접경지 주민을 향해 안전지대로 대피할 것으로 당부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하르키우 공세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진전할 가능성은 있지만 큰 돌파구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르키우 진격에 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던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하르키우주 코틀랴리우카와 키슬리우카를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미국의 무기 공급이 재개되기 전인 5월과 6월에 전투가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크라이나 포병의 열세를 이용해 여러 지역에서 공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클 코프만 카네기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하르키우가 러시아의 목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군 주의를 하르키우로 돌려 도네츠크에서 공격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