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김건희·채상병 특검, 떳떳하다면 수용하겠다 밝히는 게 당당한 태도"
"김건희 특검법에 도이치·서울-양평고속도로·명품백 의혹 포함돼야"
"공수처 수사 인력 충분치 않아, 수사 결과 기대 어려워…특검 도입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영수회담 시즌2를 보는 것 같았다"고 총평했다.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에 배석했던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지 '내 갈 길 가겠다' 하는 마이웨이 선언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일단 수사를 지켜보자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그는 "수용하겠다고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국민의 의혹이 크고 김건희 특검법이나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한 요구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떳떳하다면 그걸 거부할 일이 없는데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대통령 입장에서 수용하겠다 밝히는 것이 당당한 태도였다"고 쓴소리했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도 특검을 병행하는 건 가능하다는 입장인가' 묻자 "과거에도 그런 예가 있었다. 특히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 정부에서 수사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지휘 위치에 있었던 게 윤 대통령이다. 검찰총장의 부인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뻔한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특별검사가 수사하는 것이 누가 보더라도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사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선 "채 해병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의 1차 조사를 수정하라고 요구하고 수사 기록을 다시 회수해갔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특검법에 의하면 대통령 자신이 수사의 대상이기도 하다"며 "당신이 걸려 있는 문제를 특검법 받을 수 없다고 하면 이해충돌이다. 당신은 입장을 낼 수 없고, 국회에서 결정하는 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이 이해충돌을 피하는 바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한 것은 진전된 입장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는 말에 "진전된 입장이 아니라 KBS와의 단독대담에서도 박절하지 못해 거절하지 못했는데 우려가 있어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입장을 냈다. 이번엔 '현명하지 못했다' 표현을 썼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고 혹평했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 명품백 뇌물 의혹 세 가지가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영부인에 대한 의혹은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의혹 사건도 있고 학력, 경력 위조 문제도 있지만, 국민의 의혹은 세 가지 의혹으로 집중된다"며 "이것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필요하다. 특검법을 발의한다면 그렇게 돼야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을 시사했는데, 재표결 결과는 어떻게 예상하나' 질문엔 "예상하기 어렵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의 찬반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지난번 채해병 특검법이 처리될 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아마 국민의힘이 당론을 정해 반대 표결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다만 "그 의원들 가운데 몇몇은 찬성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당론에 따라서 반대하는 것이 정말로 양심에 꺼려진다라고 생각되는 의원들은 소신투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공수처에서 채상병 사건을 수사 중인데 대통령실까지 수사 범위 확대해서 유의미한 성과가 나왔다면 특검 추진은 보류될 수도 있는지에 대해선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특검을 도입하는 게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 정책위의장은 "채해병 특검을 반대하면서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라고 얘기했는데, 공수처가 출국금지시킨 이종섭 전 장관에 대해 한 번도 소환조사하지 못했다. 공수처 수사 의지도 살펴봐야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리적, 객관적으로 수사 인력이 충분치 않다. 모든 사건이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려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 수사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검을 도입해서 수사를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