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에 “보수 앞장서야”라던 안철수, 재표결도 철수?

안철수 “채상병 특검, 보수가 앞장서야.. 안보·국방이 가장 중요”

대통령실 “민주당 채상병 특검 일방처리 유감”... 거부권 시사해

이준석 "진정한 승부처는 기밀투표 거부권 표결... 어떻게 할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처리되자 대통령실은 해당 법안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재의결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여당 소속으로 해당 특검에 공개적으로 찬성 의사를 밝혀 온 안철수 의원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안철수, 총선 이후 "개인적으로 찬성"

안 의원은 지난 4·10 총선에서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상대로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는 접전 끝에 4선 고지에 올랐다. 그는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공공연하게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찬성 의사를 밝혀왔다.

안 의원은 지난달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총선 직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달 2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했을 때 채상병 특검에 기본적으로 찬성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정말 품위 있는 국가가 되는 길"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여당 지도부는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수사 후 특검 여부 판단'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지난달 26일 당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 처리를 촉구하는 데 대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특검법과 관련해서는 우선 전제조건이 충족된 뒤 특검 도입을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리를 뒀다.
  이후 안철수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찬성'이지만 '당론에 따를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9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내 입장에서는 채상병의 경우 진실을 밝히고 거기에 따라 예우하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로 만약 당 내에서 당론이 정해진다면 당원의 입장으로 거기에 따라 행동할 그런 마음의 준비도 같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한 여당 내부의 이탈표 발생 가능성을 언급하던 중에 "안철수 의원도 내가 의총에서 설명하는 걸 듣고 구체적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해 많이 생각이 바뀌신 걸로 안다"고 언급했다.

안철수 "보수가 앞장서야.. 안보·국방 중요"

안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표결 전날, '보훈의 관점'에서 채상병 특검에 찬성 입장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해당 특검법을 받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그는 지난 1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에 찬성 입장은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 보훈의 관점에서 국민을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에겐 국가가 최고 예우를 하는 것이 선진국"이라며 "보수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안보·국방 아니겠나. 보수 세력이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민주당 표결로 가결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가 재표결해야 한다'는 질의에 대해, 안 의원은 "이 문제는 안보·국방·보훈의 문제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도 이것은 받아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그것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이 이미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 행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가 있다'고 짚자, 안 의원은 "내 바람은 이것에 대해서 올바르게 제대로 진실을 밝혀서 예우를 하는 것"이라며 "그것이 보수의 가치에도 맞고,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에도 맞고, 많은 국민들이 거기에 찬성을 표하는 그런 입장일 거다"라고 했다.

민주, '채상병 특검법' 단독처리
국힘 반발.. 대통령실 거부권 시사

더불어민주당은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는 즉각 반발하며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한 모두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고, 이후 곧바로 규탄대회를 열어 야당과 국회의장에 대한 유감을 드러냈다. 여당은 또 해당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한다고도 밝혔다.
  대통령실도 이날 곧바로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한 데 대해서 "일방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란 우려가 크다"며 '엄중한 대응'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국회 임기 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시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오는 27~28일 본회의를 다시 개의할 시 범여권 의원들의 이탈표 행사 가능성에 눈길이 쏠린 상황에서, 총선 이후 공개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 의사를 밝혀 온 안철수 의원에게도 시선이 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동참하지 않고 유일하게 남아 채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때문에 당을 이렇게 갈아넣어서야 되겠나"라며 "(당 입장 변화 없이) 3년 임기가 끝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안철수 의원의 향후 채상병 특검 관련 행보에 대해 "진정한 승부처는 결국 거부권 돌아나왔을 때 어떻게 하느냐"라며 "김웅은 이례적 케이스고 비공개 투표하는 거부권 표결에서 실제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가 드러나지 않겠나"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