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통 첫 장 열었다는 데 의미 둬야 되겠다"
민주 "소통 필요성은 공감…앞으로 소통 이어가기로"
"민생회복긴급조치 검토, 현재 편성된 소상공인 등 예산 집행이 우선"
"尹, 추경 통한 R&D 예산 복원, 증액 생각 없다 밝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준호 대표비서실장,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 대표, 윤 대통령,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사진 = 연합뉴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영수회담 관련 브리핑을 열고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 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다만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을 했다"며 "앞으로 소통은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영수회담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 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정기조 전환'과 관련해 "사전에 대통령실에 전달했는데도, 비공개 회의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번 총선에서 나타났던 민의, 특히 윤석열 정권의 일방적 독주와 관련된 부분이 매우 심판을 받았는데 거기에 따라서 이재명 당 대표가 말씀을 드렸다. 그러나 사실 회담 내에서는 이런 의지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실망을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거부권 행사 최소화 등 국회 존중 약속이 있었느냐' 질문에 "비공개 회의에서 언급은 없었다"며 "한 85대 15 정도로 모두 발언 이후에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상당히 많은 말씀을 하셨다고 보면 되겠다"고 회담이 길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민생협의체'에 대해 "(이 대표가) 그 부분에 충분히 공감이 있기 때문에 여야 정치 복원이 되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단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주장한 '민생회복긴급조치 검토'에 대해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한 것을 두고는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편성되어 있는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지원 예산을 잘 집행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걸 집행하는 과정에서 여야정 민생협의체를 가동해서 필요한 지원이 무엇이 있는지를 더 논의하자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민생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대통령께서 민생회복 긴급조치에 대해서 직접 결단해 주셔야 되겠다는 주문을 재차 했지만, 대통령은 그 입장을 고수했다"며 "민생협의체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더 진행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R&D) 예산에 대해선 "결론적으로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을 현재 편성하는 작업을 정부 내에서 진행 중인데, 내년도 예산안에 R&D 예산 증액을 반영할 생각이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서 R&D 예산을 복원하거나 증액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이어 연금개혁과 관련해선 "이재명 대표가 지금 국회 공론화위원회에서 결정한 내용들이 있다. 소득대체율을 50%로,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이런 안들이 있는데 대통령이 이제 선택하고 결정할 일만 남은 거 아니냐는 말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21대에서는 하기가 어려우니까 22대에서 좀 더 논의해서 결정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주었다"고 전했다.
또 거부권 행사 관련해선 "이재명 당 대표가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통과를 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했고, 특히 진실 규명 부분에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줘야 되는 거 아니겠나. 답을 내야 될 시기가 왔다 말했는데, 윤 대통령은 독소조항이 있다는 말씀을 했다"고 전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으로 사실상 오늘 회담에서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돼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저는 볼 수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만약 여야 간에 필요하다고 하면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서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라고 하는 의견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족 및 주변인의 의혹 정리가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선 비공개 회의에서 언급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양자 회담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720일 만에 처음 이뤄졌다. 차담 형식의 회담은 당초 1시간가량 예정했지만 130분간 회담이 진행됐다. 당초 의제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길어져 약 2시간 10분 만인 오후 4시 14분에 종료했다.
이날 회담에는 양측 각 3명씩 배석해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