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모두 순익 하락…‘ELS 충당부채’ 제외 시 우리금융만 '역성장'
신한금융, 전년比 4.8%↓…ELS 충당부채 2740억원
KB금융, 충당부채 8620억원…"주주환원 정책 일관 시행"
하나금융 "핵심이익 성장·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양호한 실적 달성"
우리금융, 충당부채 75억원 불과…당기순익 전년대비 9.8% 감소
◆…사진=조세일보 DB, 각 사 제공
홍콩H지수 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이 충당부채로 인식되면서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성적표가 크게 엇갈렸다. 충당부채를 가장 많이 인식한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이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29일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을 합산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4조8803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동기 5조8597억원 대비 16.7% 줄어든 수치로 홍콩H지수 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 1조665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한 탓이다.
KB금융은 충당부채로 8620억원을 인식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NH농협금융지주 3416억원, 신한금융지주 2740억원, 하나금융지주 179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금융지주는 75억원의 충당부채를 인식해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작은 금액을 인식했다.
다만 '1회성 비용'인 충당부채를 제외하면 5대 금융지주 1분기 실적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은 홍콩H지수 ELS 관련 보상비용을 제외할 경우 1분기 순이익은 1조9111억원에 이른다. 신한금융은 1조5955억원, 하나금융은 1조2139억원, 농협금융 9928억원, 우리금융 8320억원 순이익으로 나타났다.
일회성 충격 제외시 5대 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6조5453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증가했다. KB금융은 전년보다 26.7%, 신한금융 14.9%, 하나금융 10.1%, 농협금융 4.8% 성장한 반면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8.9% '역성장'했다.
신한금융그룹은 2024년 1분기 당기순이익 1조3215억원을 시현했다. 1분기에 홍콩 ELS 관련 충당부채 2740억원을 영업외비용으로 쌓으면서 영업외이익 부문에서 2777억원의 손실을 냈다.
1분기 이자이익은 2조81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은 1조25억원으로 0.3% 늘었다. 특히 수수료이익이 지난해 6034억원에서 올해 7034억원으로 16.6% 증가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기초체력과 다각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며 "특히 은행의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한 자산 성장 및 마진 개선에 따른 이자이익의 증가와 함께 카드, 증권, 라이프를 비롯한 주요 그룹사의 신용카드 수수료, 증권수탁 수수료, 보험 손익 등 수수료이익 증가에 기반한 비이자이익 증가로 인해 그룹 영업이익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91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5087억원 대비 급감했다. 홍콩H지수 연계 ELS 관련 고객 보상 비용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인식하면서 영업외손실이 큰 폭으로 확대된 탓이다.
1분기 순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1.6% 증가한 3조1515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990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3% 늘었고 기타영업손익은 2704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그룹은 견조한 수익성과 자본력을 기반으로 업계 선도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으며 이러한 노력에 기반해 기존의 중장기 자본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현금배당의 가시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적으로 매년 이익규모에 따라 탄력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면 배당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주당배당금은 자연 상승하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은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조340억원을 시현했다. 그룹의 핵심이익은 이자이익(2조2206억원)과 수수료이익(5128억원)을 합한 2조733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3%(1132억원) 증가했으며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7%이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은행 홍콩H지수 ELS 충당부채 1799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813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을 합한 핵심이익의 견조한 성장과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힘입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우리금융그룹은 1분기 당기순이익 8245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9136억원과 비교해 9.8% 감소한 수치다. 그룹 ROE는 전년말 대비 약 2.0%p 상승한 10.3%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수익은 전년동기 수준인 2조5488억원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으로 유가,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함께 부동산PF발(發) 실물경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라면서 "국내외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해 자산건전성 및 자본비율 관리에 더욱 집중하고 ROE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65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2%(2959억원)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2조204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6%(1751억원) 증가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504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1%(2170억원) 감소했다. 유가증권 운용손익은 339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2%(2479억원) 줄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최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부동산PF 시장, 해외 대체투자, 중동전쟁 확전 등 점증하고 있는 위험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사업 기반을 확보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