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지난 1월 국방부 압수수색 나선 지 3개월 만에 첫 핵심 피의자 소환조사
유재은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
민주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거짓진술까지 하며 지키려는 수사 외압 윗선 누구냐"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6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피의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했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는 유 관리관은 26일 오전 9시 반쯤 경기 과천정부청사에 있는 공수처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했다.
유 관리관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오늘(26일) 성실히 답변드릴 것이고, 조사기관에서 충분히 밝힐 것"이라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관비서관과 어떤 내용을 통화했느냐', '이 비서관이 먼저 전화를 건 것이냐'의 취재진의 질문에는 "오늘 수사기관에서 다 말씀드릴 것이다. 들어가보겠다"고만 답했다.
지난달 7일 자진 출석해 4시간 동안 약식조사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제외하면 공수처가 지난 1월 국방부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선 지 3개월 만에 첫 핵심 피의자 소환조사에 나선 것이다.
유 법무관리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경찰 이첩을 보류시킨 지난해 7월 31일, 수사단에게 직접 전화해 '혐의 대상자를 줄이고 이첩을 미루라'고 말한 것으로 지목돼 주요 혐의자를 축소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2일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수사 자료를 국방부 검찰단이 압수영장 없이 회수하는 데 관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유 법무관리관이 대통령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역도 확보한 상태라고 전해졌다.
공수처는 유 법무관리관을 상대로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외압이 실제로 이뤄졌는지, 사건의 회수·재이첩 과정에 대통령실의 관여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수사기록을 재검토한 국방부 조사본부 박경훈 본부장 직무대리와도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이종섭 전 장관 등에 대해서도 소환 절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거짓진술'까지 하며 지키려는 '수사 외압' 윗선은 누구냐"며 공세를 가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해병대원 순직사건 수사외압의 윗선 정황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드러나고 있다"며 "국방부가 수사 자료를 회수한 당일,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를 한 것을 우연이라 여길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무리 해병대 사령관을 유임해가며 버티더라도,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며 "특검을 향한 국민들의 요구만 계속 커질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