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법률수석비서관실 신설, 대통령에 들이닥치는 특검 방어로 해석"
"尹 총선 관련 입장 표명…야당 대표들과 만남, 메시지에 나와야"
"채상병 특검법, 21대에서 처리…尹, 거부권 무력화시키는 상황 만들면 안돼"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가 11일 새벽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에 마련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참모진 후임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은 임명하고자 하는데, 하려는 여당 인사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게 일종의 레임덕 시작"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을 위해 함께 운명을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한 거다. 특히 대통령실 인선은 더 그렇다. 그래서 집권 말기가 되면 그냥 자기 인생을 다 걸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 보통 마지막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총선 패배 원인으로 대통령을 꼽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3년이나 남았는데 그 모든 짐을 짊어질 수 있을 것인가, 일단 권영세, 원희룡, 이런 분들 거론되던데 그분들의 반응을 보면 '나는 연락받은 적 없다', 대부분은 손사래를 치시지 않나"라고 짚었다.
이어 "만약 대통령이 인기가 좀 있었더라면 '감사한 일이다'라든지, '내가 정말 열심히 해볼 재량이다', 이런 얘기들이 나올 법한데, 손사래를 치는 거 보면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구나', '레임덕 시작이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구나' 그게 보이더라"고 말했다.
현재 국무총리 후보군으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중진인 주호영·권영세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아직 가닥이 잡히지 않는 상황이다.
비서실장 후보군을 두고도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 호남에서 재선한 이정현 전 의원 등이 우선 거론된다. 김한길 위원장과 장제원 의원, 유기준 전 의원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대통령실 내부에서 민정 기능을 강화한 '법률수석비서관실' 신설이 검토 중인 것에 대해 "이제 와서 또 법률수석을 신설한다? 앞으로 대통령에게 들이닥치고 있는 특검, 일단 영부인 특검부터 시작해서 이런 것들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그전에 했던 말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제2부속실도 법률수석실도 결국 민정수석을 다시 부활시킨다는 의미"라며 "문재인 정부만 일부러 특별나서 있는 것이 아니라 역대 모든 대통령들이 그런 청와대 구조를 갖고 있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가 있었던 걸 다 지우려다 보니까 꼭 필요한 조직들까지 없애다 보니 지금 상황까지 와버렸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 생중계 모두발언을 통해 총선 관련 메시지를 직접 발표하는 것을 두고 "여전히 국민들 앞에 직접 나서는 건 자신 없어 하는구나, 변한 건 별로 없구나 하는 생각"이라며 "사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도 국민들도 대략 예상은 한다. 형식도 기자회견처럼 그야말로 가감 없는 질의응답은 안 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역시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일단 야당 대표들과의 만남도 오늘 메시지에 나와야 된다"고 강조했다.
또 "공직기강을 점검해 달라는 지시사항을 내리셨던데, 가장 중요한 건 가장 가까이에 있는 분의 공직기강 점검부터 선행이 돼야 나머지 비서관이나 공무원들도 그 지시를 따르지 않겠나. 그러려면 시작은 영부인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 두 가지 것들이 과연 오늘 얘기가 나올까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기대는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범야권 의석 192석인데 야당이 가장 첫번째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질문에 "단연 첫 번째는 채 상병 특검법"이라고 꼽았다.
고 최고위원은 "당사자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정돼 있다. 지금 민주당에서도 의지를 충분히 보이고 있고, 여권 내에서도 특검에 대해서는 받아야 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는 걸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21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 "거부권이 되더라도 200석이 되면 거부권도 무력화시킬 수 있지 않나"라며 "지금 (22대 국회) 야권이 192석인데 8명의 여당 인사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여당에서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이 거부권을 무력화시키는 상황을 만들어선 절대 안 된다고 본다"며 "국회에서 200석을 한 번 만들어봤다는 경험을 만드는 순간 그 다음에는 막을 수 없는 사태까지 갈 거라고 본다. 200석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200석을 성사시키지 못하게 해야 되는 게 대통령의 첫 번째 숙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