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일째 오리무중”... 잠적 이어가는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공식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 여사의 잠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 "야당 대표 부부 법정 세우고... 김 여사 무엇하나"

더불어민주당은 8일 오후 신현영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건희 여사의 잠행과 관련해 "검찰은 야당 대표 부부를 선거운동 마지막날 재판정에 출두시키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그러나 김건희 여사는 총선을 앞두고 115일째 공식석상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수사도 윤 정부 2년 내내 오리무중"이라며 "더욱이 윤 대통령은 김 여사를 감추려는 듯 관례를 깨고 부산에서 홀로 사전투표를 했다"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5일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했는데, 이날 배우자인 김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국가 행사는 물론 해외 순방에서 대통령 곁을 지켰던 김 여사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며 "야당 대표 부부는 선거 마지막날 법정 출두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대통령 배우자의 허물은 꽁꽁 숨기는 것이 공정한 대한민국인가"라고 반문했다.

외신들도 김 여사의 '총선 전 잠행'에 주목

앞서 외신들도 김건희 여사가 총선을 앞두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 대해 주목했다.
 
로이터는 기사 서두에 "한국 영부인이 지난해 12월 15일 이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번 달에 큰(high-stakes) 의회선거가 예정돼 있는 만큼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네덜란드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후 전례 없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분석가들은 정치적 결정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어떤 부정적인 논평으로부터 여당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도 언급했다.

아울러 싱가포르 매체인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3월 20일 "김 여사는 어디에? 한국 영부인의 부재가 낳는 의문들(Where is Kim Keon-hee? South Korean Frirst Lady's absence raises questions)"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고, 영국 인디펜던트지도 지난 3월 22일 보도를 통해 김 여사의 잠행에 대해 "한국판 케이트 게이트(South Korea's own 'Kate-gate')"라고 비유한 바 있다.

천하람 "영부인이 사과 없이 잠수... 가당키나 하나"

천하람 개혁신당 총괄선대위원장은 8일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없이 홀로 사전투표를 한 것에 대해 "김 여사가 계속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 위원장은 김 여사를 겨냥해 "처음 대선 선거운동에서는 내조만 하겠다 그러더니, 이후에는 국민에게 설명이나 양해 없이 국정 전면에 나서지 않았나"라며 "순천만정원 방문 때는 '화보 찍나'라는 논란이 나왔고, 개고기 식용 금지법 등 '너무 많은 활동을 하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러다가 디올백 수수 (의혹) 동영상이 공개되고 또다시 잠수를 타고 계신다. 국격으로 봤을 때는 참담한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잘못이 있다면 국민 앞에 절절하게 사과하고 다시 활동하든 그래야 하는 것이지 사과도 없이 잠적하는 것이 영부인으로서 가당키나 하나"라며 "이런 부분은 총선에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